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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금융권 영향은?

  • 2019.07.08(월) 17:42

반도체 직격탄..한은 경제성장률 전망 부담
은행 외화조달 차질?.."엔화 비중 적어 영향 미미"
일부 금융사 불매운동 타깃?.."오해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시작되면서 산업뿐 아니라 금융시장과 금융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가 첫 타깃이 되면서 오는 18일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사들의 엔화 자금조달에 차질이 있을 것인지, 차질이 있다면 영향이 클 것인지도 관심이다.

일본의 직접적인 보복과 별개로 난감한 금융사도 있다. '일본 관련 제품과 기업 불매운동' 와중에 금융사 이름이 거론되면서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 18일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눈길'

금융업계에서는 우선 한국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18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 수출은 45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77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16%가량을 차지했다. 가장 큰 비중이다.

그동안 국내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반도체 수출감소 두가지가 가장 큰 변수로 지적돼 왔다.

지난달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과 함께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이 우리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반도체 생산 필수소재인 ▲불화수소 ▲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을 사실상 수출 금지하면서 반도체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 조치로 가뜩이나 수출 회복세가 더딘 반도체 업황개선이 쉽지 않게 됐다"며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뚜렷한 근거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은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2.5%다.

◇ "은행 자금조달 등 영향 적다" 

일각에서는 경제보복이 금융업계로 확대될 경우 은행 경영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은행들이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의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왔는데 이 자금이 빠져 나가거나 추가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경우에 대한 것이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1%로 우리나라 기준금리 1.75%와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은행들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화로 조달한 자금 중 엔화로 조달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8일 기준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의 외화자금 조달 규모는 90조1000억원이다. 이 중 엔화로 조달한 규모는 2조4000억원, 2.7% 수준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엔화로 조달한 비중이 크지는 않아 은행업계로 보복 조치가 확대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엔화로 자금조달하는 것이 힘들어지더라도 국내 은행들의 국제 신용등급이 높아 외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의 경우로 일본이 만기연장을 안해주거나 신규대출을 안해준다 하더라도 대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의 신인도가 매우 높아 일본이 돈을 빌려주지 않아도 어느 곳에서라도 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내 불매운동 리스트에 곤혹 

이런 가운데 일부 금융사들은 일본의 직접적인 경제보복과 별개로 '유탄'을 맞고 있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뿔난 국민들이 '일본 제품 및 기업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일부 금융사가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은행이다. 1982년 신한은행이 창립 당시 제일교포들의 자금이 자본금으로 유입됐고 현재도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사외이사 중 일부가 제일교포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은행업계는 과도한 반응이라고 지적한다. 은행 한 관계자는 "1982년 신한은행 설립은 제일교포들이 좋은 취지에서 자본금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울러 지금의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 합병한 은행이다. 조흥은행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2003년까지 외국계 지분이 없는 순수한 토종은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저축은행이다. SBI, JT친애, OSB 등 일부 대형사가 일본계 자금으로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SBI저축은행은 8일 판매한 있는 특판상품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오픈한 모바일뱅킹 앱 '사이다뱅크' 출시를 기념해 연 10%짜리 고금리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SBI저축은행이 불매운동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적금 금리가 평균 수신금리보다 5배가량 높고 두자릿수대 금리 적금이 판매된 것이 약 20년만이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특판은 불매운동 리스크를 해결 하기위해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플랫폼 오픈과 함께 특판상품도 사전에 계획됐던 것으로 불매운동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일부 저축은행 초기자본이 일본에서 들어오긴 했지만, 이것만으로 불매운동 타깃이 돼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관련 저축은행도 중금리대출, 최고금리 인하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서민금융을 위해 적극 애써왔다"며 "이들 저축은행은 일본쪽에 배당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기업이나 전범기업에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다른 업권과 금융업은 차이가 있는데, 단지 일본으로부터 자금이 유입됐다는 이유로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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