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정책금융의 그늘'…대부업 줄고 불법사채 커진다

  • 2019.12.27(금) 09:15

합법 대부업 자산·이용자 모두 감소세
다중채무 늘고 대부업체 문턱 높이고
최고금리 낮추면 불법 사채 규모는 커져

제도권 대출시장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의 인하로 상위권 대부업체들도 버티지 못하고 잇따라 개점휴업에 들어가는 중이다.

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리기 점차 어려워지는 가운데 불법사채 시장은 야금야금 덩치를 키우고 있다.

◇ 쪼그라드는 합법 대부업…긍정적일까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대부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업 대출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700억원 가량 줄었다.

이용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약 200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1만명이 줄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규모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저축은행 진출에 나선 대형 대부업체들이 대부업 자산을 줄이고 정책금융상품이 빈자리를 채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형 대부업체 순위 1위였던 러시앤캐시와 3위였던 웰컴크레디트대부가 각각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을 만들며 대부업 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다.

또 정책서민금융 공급도 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 공급은 지난 2016년 47만명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57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약 30만명이 혜택을 보았다.

하지만 저신용자들에 대한 안전판이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업체의 승인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다중채무 등에 대한 문제 해결 없이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늘리는 것은 저신용자 구제에 충분하지는 않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 빚 위에 빚 얹는 다중채무 증가세…대부업체는 문턱 높여

다중채무의 상당수가 비교적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은 DSR(총부채 상환비율)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빚을 갚는 게 아니라 빚을 늘리기 위해 이용해도 막기 어렵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취약차주(다중채무자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 대출규모는 2012년 8조5000억원에서 2016년 11조7000억원, 올해 3분기말 14조5000억원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저신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한은 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BOK 경제연구'에 따르면 2012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신용등급 하위권인 8~10등급 비율은 9.6%에서 10.3%로 0.7%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상위권인 1~3등급은 41.6%에서 57.0%로 15.4%포인트가 늘어났다. 최근 당국이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통해 집중적으로 신용을 공급하고 있는 중위권인 4~7등급은 48.7%에서 32.6%로 크게 떨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 지난 11월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국회 토론회 현장

떨어지고 있는 대출 승인율도 문제다. 한국대부금융협회와 나이스평가정보 등에 따르면 대부업체의 대출 승인율은 지난 2015년 21.2%에서 지난해 2018년 기준 12.6%로 떨어졌다. 대출 신청 10건 중 8~9건이 거부되는 셈이다.

대부업체들이 대출승인에 깐깐해진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때문이다. 법정최고금리는 2016년 연 34.9%에서 27.9%로, 2018년부터는 24%로 인하됐다. 내년이면 20%로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정책이다.

그 결과 아예 신규대출영업을 안하는 대부업체들도 생기고 있다.

올해 초부터 대부업계 1위인 산와머니가 신용대출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업계 4위인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도 내년부터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대출자산 규모를 기존보다 늘리는 대부업체는 찾기 힘들다.

◇ 불법사채는 성장 중…"최고금리 20% 되면 65만명 소외"

대부업체의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불법사채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이용잔액 규모는 7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3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불법사채시장 이용자들은 평균 2791만원을 빌렸으며, 평균거래기간은 96일이다. 연평균 이자율은 353%로 법정최고금리 24%의 7배에 가까운 수치다.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지금보다 더 낮추려 한다는 점에서 불법사채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최고금리 인하 과정에서 바람직한 시장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도구인지 고민이 부족했다"며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아지면 최소 65만명, 저신용자의 76%가 합법 대부업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워치 뉴스를 네이버 메인에서 만나요[비즈니스워치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