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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메리츠화재 '돋보인 영업력' 그 비결은

  • 2020.06.11(목) 16:55

홍서영 메리츠화재 양산본부장 인터뷰
'사업가형 지점장제' 영업 조직 확대 동력
"미래와 비전을 꿈꿀 수 있는 조직이 관건"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보험설계사 시험이 두 달 이상 미뤄지자 보험업계에선 리쿠르팅(설계사 신규 영입) 문제가 불거졌다. 전체 매출에서 대면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데 신규 설계사 공급이 끊기다 보니 리쿠르팅 자체가 어려워진 탓이다. 

이 와중에 메리츠화재가 지난 4월 1600명이 넘는 설계사를 영입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다른 보험사들이 리쿠르팅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신규 인력을 대거 끌어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5년간 보험설계사 조직 양성업무를 담당해온 홍서영 메리츠화재 양산본부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홍서영 메리츠화재 양산본부장 /이명근 기자 qwe123@

홍 본부장은 2005년 설계사를 시작한 후 1년 만에 조직관리 및 양성 업무를 담당하는 '부지점장'에 올라 그 역할을 10년 넘게 맡아온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 경력은 메리츠화재에서 쌓은 게 아니다. 

그는 10년 넘게 몸담았던 대형 손보사에서 나와 지난 2018년 12월 메리츠화재로 이적했다. 기존 회사에도 신규 조직 양성자로 인정받던 그가 마음을 돌린 까닭은 무엇일까?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꿈꾸면서 일하는 영업조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홍 본부장은 자신을 움직인 힘이 목표와 비전 그리고 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메리츠화재는 뭐가 달랐을까. 매달 마감에 쫓기는 치열한 영업조직에서 과연 꿈을 꾸면서 일하는 게 가능하긴 할까.

메리츠화재의 영업 조직은 '사업가형 지점장제'로 대표된다. 영업지점장을 정규직에서 계약직 신분으로 전환해 실적에 따라 성과 보상을 받도록 한 것이 골자다. 조직의 성과가 곧 자신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성과' 자체가 그가 말한 답은 아니다. 홍 본부장은 이미 10년 이상 몸담았던 보험사에서 유사한 '사업가형' 제도를 경험했다. 그는 설계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2006년 '사업가형 부지점장'으로 뽑혔다.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조직을 육성하는 역할이었다. 조직의 성장에 따라 본인의 성과를 인정받는 구조 역시 같았다. 

그는 대면조직은 무조건 소비자를 만나 영업해야 한다는 틀을 깼다. 전화로 먼저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한 후 고객을 방문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조직을 처음 시도했다. 이후 10여 년간 총 6개의 크고 작은 실험적인 조직들을 키워냈다.

그는 "단순히 소득이 아닌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조직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서 "일을 잘 하면 본부장격에 오를 수 있었던 만큼 그것을 목표로 꿈을 키우며 조직을 양성했고, 내가 키운 조직도 나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실험적인 조직인 만큼 파격적인 대우가 뒤따랐지만 성장과 함께 회사의 부담이 커지자 제도 자체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홍 본부장은 "10여 년 만에 사업가형 부지점장에서 다시 설계사로 전환됐다"면서 "함께 일했던 정규직들은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설계사로 전환된 우리는 목표했던 꿈이 사라지면서 회의감이 컸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홍서영 메리츠화재 양산본부장/이명근 기자 qwe123@

그랬던 그가 다시 꿈과 비전을 좇아 메리츠로 왔다. 그는 "메리츠의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주위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으로 정착했고, 이를 넘어 성공 사례로 일컬어진다"면서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여기서 다시 꿈꾸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리츠로 설계사가 모이는 힘은 높은 수수료가 아니라 설계사들에게 주어지는 비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가형 지점장제를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규직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전환해 설계사 코드를 준 후 영업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160명의 본부장 가운데 설계사 출신이 60명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선 이례적인 숫자다. 

그는 "보험은 아프거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는 가장 힘들고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인데 이를 판매하는 보험설계사는 할 일이 없을 때 아무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그 이유는 설계사에게 제대로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가 아직까지 한곳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리츠는 설계사로 시작해 누구나 지점장, 본부장에 도전할 수 있으며, 올해부터는 전무, 부사장 등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조직을 키우고 성과를 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해볼 의지가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라고 소개했다.

홍 본부장이 양산에 터를 잡은 것도 도전의식과 비전을 보고서다. 양산은 부산과 인접해 있지만 그전까지 보험사 지점이 전무했다. 대도시인 부산에 지점이 몰려있었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홍 본부장은 "양산신도시(양산물금 택지개발지구)는 젊은층이 계속 유입되는 지역"이라며 "새로운 조직을 꾸려 새롭게 도전하는데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다고 생각했고 회사도 이를 흔쾌히 받아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보험사들은 회사에서 매달 매출과 영업인력을 관리하지만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본부장이 교육과 운용의 모든 부분을 위임받기 때문에 일종의 프랜차이즈 사업가와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본사의 목표를 맞추기 위해 마감 때마다 빈번했던 작성계약(수수료 목적의 가짜 계약) 문제가 사라졌다"면서 "본사는 운용의 자율권을 주는 대신 무리한 영업에 따른 불완전판매나 부실계약을 막는 장치를 통해 계약의 속성, 유지율, 영업형태 등만 철저히 관리한다"라고 전했다.

또 "대개는 설계사들의 영업에 따라 지점장, 지역단장 등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본부장은 계속 영업을 채찍질해야 한다"면서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기 방식이어서 스스로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 메리츠는 아래 조직이 성장하지 않으면 본부가 성장할 수 없는 반대의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잰걸음이 아닌 차분한 걸음을 걷고 있다. 홍 본부장은 "양산본부를 맡고나서 초반에 조직을 100명 이상으로 키우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천천히 가더라도 탄탄히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설계사 자격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꿈과 전문성을 가지고 같이 성장해 갈 수 있는 인력들을 고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본부장(자체조직 40인 이상)을 꿈꾸는 이들이 제대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양산본부 규모를 앞으로 500명 이상 늘리는 게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홍 본부장은 후배 설계사들에게 그리고 설계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나 스스로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선택한다면 설계사가 앞으로 더 좋은 직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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