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직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자 인력 축소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입을 대체하긴 역부족이어서 당분간 감소 추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직원 수(정직원+계약직)는 총 1만 1305명으로 2016년 1분기 1만 2658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300명 넘게 줄었다. 국내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이 대부분 최근 5년간 꾸준히 직원 수를 줄여왔는데 특히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의 감소 폭이 컸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직원 수는 2016년 1분기 2875명 이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8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올해 2분기 직원 수는 1836명으로 2016년과 비교하면 1000명 넘게 줄었다.
급여 지출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6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고용 규모를 유지할 경우 물가와 연동해 급여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고용 인원을 줄여 지출 확대를 억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카드엔 못 미치지만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한카드 직원 수는 2016년 2969명에서 지난해 2594명으로 4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카드도 2384명에서 2066명으로 300명 넘게 줄었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최근 외부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전체 직원 수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이 변수를 제외하면 최근 5년여간 특별한 증가나 감소세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카드업계 ROA(Return On Assets, 총자산수익률)는 1.0%로 2015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비용 절감을 위한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에 따른 여파가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오랜 기간 카드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 전업계 카드사 전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17년 8조 9000억원대에서 이듬해 5조 1000억원으로 줄었고, 작년엔 4조 4500억원대를 기록하며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입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과 같은 대출성 업무를 확대해 메우고 있다. 리스 금융과 마이데이터 사업 등도 새롭게 검토하면서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신규 사업이 수수료 수입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어서 카드사 직원 감소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력 축소는 최후의 수단인 만큼 급격하게 직원을 줄이진 않겠지만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 역시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