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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대주주 중국 다자보험, 본전 찾으려면…

  • 2024.07.02(화) 09:33

매각가 2조~3조원 추산…IFRS 논란·생보업황 회의적 시각도
인수가·유상증자 등 최소 2조원 이상 받아야 '본전'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오버페이(과도한 가격 제시) 하지 않겠다"고 직접 언급한 데다, 롯데손해보험도 비싼 몸값이 매각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은 만큼, '가격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패키지 매각가를 2조~3조원대에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생명보험 업황이 나빠진지 오래인 데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보험사 회계장부 작성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동양생명·ABL생명 대주주가 그간 쏟은 돈(인수가, 유상증자 등)을 고려하면 최소 2조원 이상이어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M&A 인수합병 검토 보험사 비교/그래픽=비즈워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본입찰에 최종 불참했다. 외국계 투자자 1~2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예비입찰 후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지분율 77.04%)의 매각 희망가 2조~3조원이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M&A '먹구름' 롯데손보…그래도 금융지주, 손보 필요할텐데(6월28일)

적정 매각가 '안갯속'

동양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이 42.01%,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3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안방보험은 2015년 6월 동양생명을 인수해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했으며 2016년 12월 ABL생명을 추가로 품었다. 이후 안방그룹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2020년부터 다자보험 산하 보험사가 됐다. 다자보험그룹은 지난 2018년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우리금융은 실사 등을 통해 인수가격을 산정해 본 뒤 다자보험그룹 측과 가격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몸값에 대한 관측은 분분하다. 특히 최근 현대차증권이 해당 보험사 가치를 순자산(자기자본)과 미래 수익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더해 따진 '조정순자산' 계산법이 눈에 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의 가치는 단순 계산 동양생명 3조8630억원(자기자본 2조5850억원+CSM 2조5420억원), ABL생명 1조7680억원(8980억원+8700억원)이다. 합치면 대주주가 제시할 수 있는 두 회사 가격은 총 5조6310억원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 75.34%를 감안했다.▷관련기사 : 우리금융, 손보보다 생보?…신의 한수될까(6월28일) 

다자보험 2조원 이상 받아야 '본전'

하지만 실제 매각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금융권에서 거론되는 2조~3조원 수준의 패키지 매각가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앞서 임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수전에서 오버페이하거나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M&A에 가용 가능한 투자여력을 1조8000억원이라고 밝힌 상태다. 최근 발생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감안하면 2조원 수준이다.

고령화·저출산 등 생보업계가 마주한 현실이 손해보험업계에 비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새 회계제도 도입 후 CSM 등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데다, 보험사 M&A 사례가 많지 않아 합리적인 가격 산정 자체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향후 실사 및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지난해 ABL생명 매각 추진 당시 매수자들이 제시한 거래금액은 15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다자보험그룹이 그동안 쏟은 돈을 고려하면 2조원 이상이어야 본전을 찾는다. 동양생명은 2015년 1조1600억원에 인수한 뒤 2017년 3월 528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ABL생명의 경우 2016년 매각가가 약 35억원으로 알려졌으며, 2017년 3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308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다만 ABL생명은 "매각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장기선도금리 하향 등 제도 강화, 계리적 가정 변동 가능성 등에 따라 보험사에 대한 적정 기업가치 산출에 대한 이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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