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작년보다 1800억원 이상 늘어난 4조183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불안이 지속되는 만큼 100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 가동을 이어가는 등 최우선 정책으로 시장안정을 꼽았다.
이와 함께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정책서민금융 역시 작년보다 1조원 늘린 11조원 규모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2025년 경제1분야 주요 현안 해법 회의에서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민생금융 강화와 금융혁신 가속화'를 비전으로 올해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3대 핵심 목표로는 △시장 안정을 지키고 실물을 이끄는 금융 △민생 회복을 뒷받침하는 금융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하는 금융 등이다.
올해 금융위 일반회계 세출예산은 작년보다 1807억원 증가한 4조1837억원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새출발기금' 예산이 전년대비 1700억원 늘어난 5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 저신용·저소득 서민 취약계층 자금이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 지원 예산도 확보했다. '햇살론15' 900억원과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560억원 등이다.
시장안정 최우선…가계부채 관리 지속
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을 목표로 관계기관과 협력해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한다. 급격한 시장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상 금융사 지원을 위해 예금보험기금 내 '금융안정계정'을 도입하고 금융사 부실 시 신속대응을 위한 정리제도 선진화도 추진한다.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라 이와 관련 대응 TF(태스크포스)도 운영한다. 금융사별 경영위험을 평가해 예금보험료를 다르게 부과하는 차등평가제도를 개선하고, 저축은행 특별계정 부채 상환을 마련해 예보기금 건전성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 최대 현안인 가계부채 관리 기조도 이어간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를 예정대로 오는 7월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낮춰 전세대출·보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 등은 전세대출 100%를 보증하고 있는데 주택금융공사(HF)와 같은 90%로 일원화하는 방안이다. 여기에 수도권에 한해 보증비율 추가인하도 검토한다는 게 금융위 입장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과 부실사업장 재구조화·정리도 추진한다.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규제 차등화와 건전성 규제 합리화, 2금융권 건전성 규제 합리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정부, 부동산 PF 체질개선…토지주 현물출자 유도('24년 11월14일)
정책금융 역할 확대…금융혁신 과제도 추진
금융위는 실물 회복과 산업 도약을 위한 금융지원을 위해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한다. 올해 정책금융은 전년보다 7조원 증가한 247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중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비롯한 5대 중점 전략분야에 136조원을 집중 공급한다. ▷관련기사: 내년 정책금융 247.5조…5대 중점분야 20조 증액(24년 12월25일)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금융부담을 줄이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연체되지 않은 자영업자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채무조정 등을 통해 연간 6000억~7000억원 규모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는 은행권 4대 금융지원을 조속히 시행한다. 이미 연체된 자영업자에 대한 새출발기금 지원대상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카드수수료 인하와 PG(결제대행업)사 정산자금 별도 관리 의무화, 중도상환수수료 제도 개편 등으로 차주의 금융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금융혁신을 위한 과제 중에선 금융지주의 핀테크 지원 강화를 위해 출자제한 완화(5%→15%)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보험업계는 국민 노후대비를 위한 노후지원 보험 5종세트 개발 등을 진행하고, 카드사들은 월세나 중고거래 등 개인 간 카드거래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자금융 법·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디지털 금융보안법제를 마련해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다. AI(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금융권의 AI활용도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