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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때문에" 한은 기준금리 동결 '숨고르기'…다음 달 내릴 듯

  • 2025.01.16(목) 17:19

1400원 후반 고환율, 정치 불확실성에 속도 조절
비둘기색 짙은 금통위…내달 금리인하 가능성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금통위원 여섯명 모두가 3개월 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0%에서 동결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부진한 내수를 고려하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 이 총재도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여전히 높은 데다, 12·3 비상계엄 후 헌정 사상 첫 대통령 체포로 이어진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금통위 발목을 잡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통화정책 키를 완화로 틀었고 11월에도 깜짝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금통위가 시장 예상을 깨고 다시 금리를 내린 건 경기와 성장 부진 징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첫 금통위에서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총재도 "(금통위원) 모두가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고 봤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3.0%로 동결했다. 다른 무엇보다 고환율이 금리동결 배경이 됐다.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와 탄핵 정국 불안에 1400원 후반대로 올라왔다. 금리 추가 인하가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환율이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 때인 1500원대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총재는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으로 오른 것 중 50원 정도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강달러 이슈 때문이고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 시장 안정화 조치 효과 등을 고려하면 (정치 영향으로) 한 30원 정도 올라갔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 등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어제 있었던 이벤트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많이 감소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해외에 어제 일을 계기로 과거와 같이 질서 있게 이 문제가 해결될 거고 경제는 컨트롤타워도 확실하고 경제정책은 정상적으로 집행될 거란 얘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이달 국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숨 고르기'를 한 후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에는 이 총재(의장)을 제외한 6명 전원이 모두 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이미 지난해 10·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데다, 다음 금통위가 바로 한 달 뒤(2월25일) 열린다.

다음 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국내외 주요 경제 상황과 정치적 리스크 등을 금리 결정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시점이다. 만약 한은이 다음 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기준금리는 2.75%까지 내려간다. 경기를 과열 또는 침체시키지 않는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 3.0%는) 대외부문이나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로 치면 그 범위 내의 상단에 위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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