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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킥스 부담 낮아지나 했더니…배당은 어쩌나

  • 2025.03.17(월) 08:00

킥스 권고기준 하향, 해약준비금 등 부담 축소
후순위채 발행 대신 기본자본 늘러야
기본자본 확대하려면 배당 줄 수도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자본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보험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특히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 확충 필요성이 줄어 보험사들에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본자본 규제 기준이 도입된다는 점이 변수다. 아직 기본자본 비율 권고 수준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본자본은 보완자본에 비해 확충이 어렵다. 일각에선 기본자본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들의 배당 등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낮아진 킥스 문턱…후순위채 발행 필요성 사라져

금융당국은 후순위채 중도상환 요건 등 보험사 자본 규제 기준인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현재 금융당국 권고 기준은 150%인데 이를 15%포인트 가량 낮춘 130~140% 선에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보험사 킥스 140% 미만으로 조정…기본자본 킥스 도입(3월12일)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보완자본 확충으로 킥스 비율 권고기준을 맞추는데 주력해왔다.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증권 발행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보험업권 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발행 규모는 전년보다 234% 급증한 8조6000억원으로 이자 부담은 연간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요건이 완화된다는 점도 보험사 부담을 더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령 킥스 비율 권고기준을 130%로 낮추면 올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80% 적용 요건도 190%(150%+40%)에서 170%(130%+40%)로 낮아진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고객들의 보험 계약 해지 때 돌려주기 위한 자금으로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함께 생긴 계정이다. 시가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으면 차액을 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일부 보험사들이 조단위로 준비금을 쌓으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킥스 비율이 일정 기준(200%, 이후 해마다 킥스 비율 기준을 10%포인트 낮춰 부담을 줄임)을 넘으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현행 대비 80%만 쌓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킥스 권고기준 하향 조정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80% 적용 대상 보험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비상위험준비금 적립 기준도 완화되면서 환입 등이 가능해지면 배당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 분석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완화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률 적용 가능한 보험사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당가능이익 증가와 기존에 배당이 어려웠던 보험사들의 배당가능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기본자본 킥스 도입…자본확충은 어떻게

금융당국은 킥스 권고기준을 낮추는 동시에 기본자본 킥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숫자 맞추기(킥스비율)에 급급해 후순위채 발행 등 그나마 손쉬운 보완자본 늘리기에 집중하면서 기본자본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도입 전보다 12.5%포인트 낮아진 132.6%(2024년 9월말 기준)에 그쳤다. 

기본자본은 보완자본에 비해 확충 난이도가 높다. 기본자본은 △보통주 △자본항목 중 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 △이익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조정준비금 등이다. 보험사들의 순이익 성장을 통한 이익잉여금 증대와 유상증자 등이 대표적인 기본자본 확충 방안이다.

특히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는 중소형 보험사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중소형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이익 구조 뿐 아니라 유상증자 등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인 까닭이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킥스 권고치는 낮아졌지만 기본자본 비율을 지표로 정해 실질적으로는 기준이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소형사들의 자본확충 방안이 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본자본 킥스 비율 권고 수준에 따라 보험사들이 이익잉여금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보험회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 기준이 어느정도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기준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자본을 확충하려면)이익잉여금을 늘려야 해 배당이 줄어들 수 있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금리에 따라 변동이 생겨 금리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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