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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불순물 회수 급증한 이유…'규제 강화·분석기술 고도화'

  • 2025.09.03(수) 10:00

미량으로 DNA 손상·발암 '불순물' 경각심 확대
불순물 최소화 '예방적 조치'…의약품 안전성↑

지난해부터 의약품 불순물 검출에 따른 제약사들의 회수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품질 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불순물 평가 및 안전 기준이 강화된데다 불순물을 분석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영향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불순물 초과 검출 및 검출 우려로 회수 조치가 이뤄진 의약품은 올해 총 29건으로 확인됐다. 2023년에는 단 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6건에 이어 올해도 다수 품목들이 불순물 이슈로 회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발암 가능 불순물 검출로 경각심 확대

의약품 불순물은 약물의 주성분이 아닌, 합성 과정이나 저장·보관·유통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생성되는 물질로, 종류도 다양하다. 합성 과정에서 남는 유기 부산물, 금속 촉매 잔류 같은 무기 불순물, 정제 과정에서 쓰인 용매가 남은 잔류 용매, 미량만으로도 DNA 손상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독성·발암성 불순물 등이 있다.

'니트로사민' 계열은 국제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불순물이다. 니트로사민은 아민 성분과 질소 화합물이 반응해 생성되는 유기화합물로, 300여 종이 보고돼 있다. 대부분 강력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며 간암 등 중대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에서 발생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엄격한 관리가 이뤄진다.

의약품 불순물 관리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건 2018년 유럽에서 발생한 고혈압약 성분인 '발사르탄' 사태가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발사르탄 성분 다수 제품에서 니트로사민류의 한 종류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대규모 회수 사태가 발생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 물질이다.

이듬해에는 위장약 성분인 라니티딘에서도 같은 문제가 드러나면서 불순물 관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졌다. [관련기사: 라니티딘, 발사르탄 수순 밟나…식약처는 눈치만]

불순물 규제 강화 및 분석기술 발전 '회수 급증'

유럽과 미국에서 불순물 관리 강화가 이뤄지면서 국내 보건당국도 불순물 관련 제도 강화에 나섰다. 식약처는 2020년부터 발암성·유전독성 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자료 제출을 의무화했으며, 2022년에는 나노그램(1g의 10억분의 1 수준) 단위까지 검출·관리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2023년에는 유해 불순물의 발암 가능성을 평가하고, 발암 잠재력별로 기준을 설정, 관리할 수 있는 발암잠재력 분류 접근법(CPCA)을, 지난해부터는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생산·보관·유통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주기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나아가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제약업계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약품안전나라' 온라인 홈페이지에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통합정보방'이란 게시판을 개설했다. 여기에서는 시험 방법, 허용 기준, 국내외 정책 정보, 불순물 저감화 사례집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의약품의 발암성 불순물 평가 및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체계화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불순물 회수 조치가 지난해부터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수 건수가 급증한 또 다른 이유는 분석 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측정 한계 때문에 잡아내지 못했던 미세한 불순물이 최근에는 초정밀 장비로 검출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복잡한 혼합물 속 특정 성분을 분리 및 식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순물 선제적 회수로 의약품 안전성 향상"

불순물은 원료 합성 과정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의약품이 보관·유통되는 과정에서도 특정 조건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검출되지 않았더라도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면 선제적 회수 조치가 내려진다. 불순물 관련 회수 조치가 이뤄지는 건 '안전하지 않은 약이 유통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만일의 가능성도 차단하겠다'는 예방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의약품 불순물 관리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정한 안전성 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 의약품의 불순물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도 작년과 올해 의약품 불순물 관련 회수 건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안전망이 더 촘촘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원료 합성부터 보관·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의약품 불순물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제약기업들의 노력이 선제적인 회수 조치로 이어진 것"이라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의약품 안전성은 더욱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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