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차가 지난 7일 채용 시험을 실시하는 등 대기업의 상반기 공채가 진행 중이다. 삼성은 17일 오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에세이 제출-면접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은 이달 초 삼성 토크콘서트 ‘열정락서’에 나와 취업준비생들에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신언서판은 ▲단정한 외모의 ‘신’ ▲효과적인 자기소개의 ‘언’ ▲일목요연한 자기소개서의 ‘서’ ▲돌발 질문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답의 ‘판’ 등을 말한다.
身
첫 인상이다. ‘얼굴로 보여주는 이력서’다. 부드러운 미소, 밝은 표정은 입사지원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몸가짐도 중요하다. 태도와 자세는 면접에서 당락을 좌우한다. 타고난 원판을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겠지만 노력하면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는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하다. 한승환 삼성SDS 인사팀 전무는 면접에서는 자신감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감이 부족하면 시선이 불안정하고 식은땀이 흐르는 사람이 있는데 감점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言
말을 조리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나운서 지원자라면 두 가지를 모두 갖춰야겠지만…. 앵무새처럼 외워서 하는 말이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야 한다. “시키면 뭐든지 하겠다”는 답변은 의지만 보여줄 뿐이다. 한 전무는 “회사는 지원자가 현재 무엇을 갖추고 있느냐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통섭형 인간이지 스펙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다.
書
자기소개서는 취업의 첫 관문이다. 여기를 통과해야 면접 기회를 얻는다. 권혁인 롯데마트 글로벌인사1팀장은 자소서 쓰는 2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우선 제시된 기준에 맞게 써야 한다. 500자 이내로 쓸 것을 요구했는데 100~200자만 쓰면 안 된다. 또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통해 느낀 점과 배운 점이 회사와 어떻게 매칭 되는지를 써야 한다. 원래 서(書)는 문(文)을 말한다. 그 사람의 지식과 지혜 수준을 가늠하는 평가 툴이다. 인문학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아야 문장력이 좋아진다.
判
할지 말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 등. 회사 생활은 판단의 연속이다. 판단력을 갖춰야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오판을 하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다. 원 부사장은 평소에 준비하기 힘든 ‘판(단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문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인터넷은 봐야할 것을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기 때문에 판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색 대신 사색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줄이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판단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