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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탈출구]③홈쇼핑 구원투수 '모바일'

  • 2014.05.03(토) 07:00

홈쇼핑 내 모바일 판매비중 10%대로 증가
인터넷몰 곧 추월할듯..기존 판매통로 대체
기존사업 잠식·수익성 약화등 부작용 우려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불황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명품 이미지를 중시하던 백화점은 중저가 상품을 파는 아울렛으로 눈을 돌렸고 대형마트는 온라인몰과 편의점을 매출부진의 탈출구로 삼았다. 홈쇼핑도 모바일쇼핑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선정해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조망한다.[편집자]

▲ 홈쇼핑업계는 모바일쇼핑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그래픽=한규하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 쇼핑앱 이용자수는 월평균 1500만명을 넘었다. 이에 앞서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국내 모바일쇼핑 시장규모가 2013년 3조9700억원에서 2014년에는 7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용자수와 시장규모는 집계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모바일쇼핑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라는 것에는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보경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대한상의가 발간한 '2014 유통백서'에서 "300조원이 넘는 국내 소매 상거래 시장 모두가 모바일 쇼핑의 잠재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모바일, 주력 판매채널 '급부상'

홈쇼핑업계는 이미 사업의 무게중심을 모바일쇼핑으로 옮겼다. 유료방송 시청가구가 포화상태로 접어들어 고객기반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앞세운 게 모바일쇼핑이다. 지난해 GS홈쇼핑의 총매출액(취급고) 가운데 8.6%가 모바일에서 발생했고 CJ오쇼핑은 이 비중이 9.9%에 달했다.

최근 1분기 실적에서도 모바일쇼핑의 두드러진 성장세가 확인됐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TV와 인터넷몰, 카탈로그 취급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모바일쇼핑은 각각 270%, 311%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회사의 모바일쇼핑 총매출액은 1249억원, 1453억원으로 조만간 인터넷몰(1522억원, 1546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쇼핑이 전체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19%대로 커졌다.

 

불과 3~4년전 총매출액 비중이 0.1%에 불과했던 모바일쇼핑이 이제는 홈쇼핑의 주력 판매채널로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 즉흥적 구매성향도 강해

홈쇼핑업계가 기대를 거는 부분은 모바일쇼핑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다. 40대 이상의 주된 고객층을 20~30대 젊은층까지 확대할 수 있고 개인별로 차별화된 접근으로 구매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CJ오쇼핑은 지난해 10월 화장품 방송을 앞두고 미리 분류한 고객성향을 바탕으로 앱 푸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들은 다른 고객층보다 2.3배 가량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고 한다.

모바일쇼핑 이용자들은 온라인몰에 비해 즉흥적 구매성향이 강하다는 점도 홈쇼핑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구글 및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입소스의 분석에 따르면 모바일로 쇼핑할 때 즉흥적 구매비중은 81%로 PC를 이용할 때의 비중(58%)보다 높게 나타난다. PC를 통해선 목적을 갖고 여러 상품을 비교·검색해 사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선 '지름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홈쇼핑업체들이 모바일쇼핑 고객을 대상으로 특가상품을 선보이고 SNS를 통한 상품공유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이 같은 즉흥적 구매성향을 활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에 비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응속도가 빠르다"면서 "특히 모바일 기기에 가장 친숙한 연령층이 20~30대라는 점에서 고객층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존사업 잠식우려도

그렇다고 모바일쇼핑에 대한 평가가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모바일쇼핑이 TV와 인터넷몰 등 홈쇼핑의 전통적 매출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이 경쟁사들보다 늦게 모바일쇼핑에 시동을 건 것도 기존에 유지하던 유통채널의 잠식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모바일쇼핑 안착을 위해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신규고객 확보가 더디게 진행된다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도 모바일쇼핑이 아직은 기존 유통채널을 뛰어넘는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 쇼핑의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며 "기존 인터넷몰 부문 이외에도 TV부문에 대한 자기잠식 효과가 확대되고 있고, 모바일시장 선점을 위한 과당경쟁이 수익성 약화의 주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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