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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CEO의 비결]⑤박진수 부회장의 '신기독(愼其獨)'

  • 2015.05.28(목) 10:40

석유화학 외길..현장 정통한 CEO
'신기독' 좌우명 삼아 절제와 노력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 삼가라"

 

신기독(愼其獨).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집무실에 걸려있는 좌우명이다. 박 부회장이 고등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이 직접 써줬다는 문구다. 중용에 나오는 이 말은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항상 삼가고 노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나온 길은 어떻게보면 단순하다. 지난 1977년 입사후 오직 한 길만 걸어왔다. 2003년 LG화학이 인수한 현대석유화학 공동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그는 계속 현장에서 일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과 동시에 여수공장 ABS과에 입사한 박 부회장은 2002년 ABS/PS 사업부장을 맡기 전까지 자동차와 IT산업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소재인 ABS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냈다.

 

여수공장 생산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폴리스티렌(PS) 생산라인을 새로운 공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되자, 현장에 야전침대를 마련해 놓고 정상화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일본 기술고문들이 재가동에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걸 3주만에 이뤄냈다.

 

2005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맡은 후 나프타분해센터(NCC) 공장을 아시아 톱3 안에 드는 규모로 성장시켰고, 비스페놀A 사업에 진입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사업으로 키워냈다. LG화학 석유사업을 총괄하던 그는 지난 2012년말 LG화학 CEO로 선임됐다. 그리고 1년만에 다시 부회장으로 한단계 올라섰다. '깜짝인사'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좌우명인 '신기독'은 그와 함께 했다. 이 좌우명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편법없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성과도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에서 잘 나타난다.

 

박 부회장이 최고경영자 반열에 오른 후에도 여전히 장수할 수 있었던 기반이기도 하다. 특히 박 부회장은 기회가 있을때 마다 스스로 노력하고, 삼가하는 자세야말로 LG가 추구하는 정도경영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늘 거울을 보듯 스스로 마음을 닦으라고 당부한다. 늘 노력하며 '기본'에 충실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통과 솔선수범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자격을 박탈해 내쫓는다는 '파문'의 영어표현이 'excommunication'인 것처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전언이다. 최고경영자로 승진한 이후 현장을 방문해서도 형식적인 의전보다 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것을 즐기는 것도 이같은 생각 때문이다.

 

올해 초 LG화학은 기존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경영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활동무대가 더 넓어진 박 부회장의 어깨에 LG화학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짐이 실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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