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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삼성페이, 생태계를 만들다

  • 2015.10.22(목) 08:27

한국 이어 미국 출시..중국도 예정
재이용률 높아..중저가폰으로도 확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이 기계는 고대 유물처럼 오래돼 결제가 안될 거예요."

 

미국 피츠버그의 한 카페. 커피를 주문하고 갤럭시S6 엣지를 내밀자 점원이 당황한 듯 말한다. "이걸 카드 리더기에 갖다 대면 된다"고 재차 얘기하자 그제서야 직원은 카드 리더기에 스마트폰을 가져간다. '띠리릭' 결제를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의심은 흥분으로 변했다. 점원을 비롯해 카페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마치 마술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해 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를 써 본 현지 학생의 체험기다. 아직 서비스 초기단계고, 최신 갤럭시 시리즈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삼성페이는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에서는 사용자가 100만명에 육박한다.

 

◇ 한국·미국 이어 중국도 공략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에 대한 현지 평가는 우호적이다. 포춘은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나 안드로이드페이와 달리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구형 카드결제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 Magnetic Secure Transmission)과 근거리 무선통신(NFC : Near Field Communication)을 모두 지원해 기존 대부분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기 교체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AT&T, T모바일, 스프린트, US셀룰러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협력했고 마스터카드, 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주요 카드사,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 US뱅크 등 주요 은행과도 제휴했다. 또 오스틴을 시작으로 댈러스 애틀랜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7대 도시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 삼성페이 알리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에 이어 조만간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내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협의도 마무리한 상태다. 중국에 이어 스페인, 영국 등 유럽지역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 편의성·보안성 강점

 

삼성페이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사용범위가 넓다는 점 외에도 사용방법이 쉽고 보안 기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대 10장의 카드를 등록할 수 있고 화면을 밀어올리고 지문으로 확인하는 단계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실제 카드번호 외에 1회성 암호를 사용하고, 삼성전자 보안플랫폼인 녹스(KNOX) 기술을 통해 외부접근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스마트폰을 분실할 경우 '내 디바이스 찾기(Find My Mobile)'에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삭제할 수도 있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삼성페이를 한번 사용한 사람들이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도 높다. 삼성카드가 한국에서 정식서비스 이전에 실시한 베타테스트 결과 삼성페이 재이용률은 86.4%에 달했다. 10명중 9명 가까운 사람들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이용한 온라인 결제서비스, 교통카드 기능 등도 준비하고 있다. 별도 플라스틱 카드 발급 없이 바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검토중이다.

 

◇ 스마트폰 사업 견인할까

 

삼성페이의 성공여부가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개선이 더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 26조600억원, 영업이익 2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7조3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한 3분기 역시 IM부문의 기여도는 전분기 수준과 비슷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삼성페이는 갤럭시S6와 S6엣지, S6엣지+, 갤럭시노트5 등 프리미엄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중저가 라인업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페이의 재이용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보면 삼성페이의 성공은 곧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에서 차별화 요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구동할 수 있는 삼성페이가 기존 고객 유지는 물론 새로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삼성 스마트폰을 새로 사거나 계속 구매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자체 운영체제를 갖춘 애플이 '애플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삼성도 삼성페이를 앞세워 이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확산 추세인 만큼 삼성페이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삼성페이 활용범위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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