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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한국GM, '집토끼' 잡는다

  • 2015.11.16(월) 10:26

연말까지 내수 점유율 10% 달성 목표
'스파크·임팔라·트랙스 디젤' 판매 확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한국GM에게 내수 시장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글로벌 기업인 GM의 일원으로 GM의 소형차 생산을 전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입지는 높지 않다. 과거 전신이었던 대우자동차가 현대차를 위협할 만큼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GM이 내수 시장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가 선전하면서 내수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 속도 못내는 내수 시장

한국GM의 지난 10월까지 판매량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12만8671대다. 비록 전년대비 판매가 늘었지만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여전히 부진하다. 쌍용차는 같은기간 판매가 전년대비 83.5%, 기아차는 13.8% 늘었다.

한국GM의 올해 내수 판매량을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7월을 기점으로 반등해 지난 9월 정점을 찍었다. 10월에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 판매가 1만2000대를 넘어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한국GM은 내수 시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도 올해 반드시 내수 점유율 10%를 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GM에게 내수 점유율 10%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가 내수시장에 자리잡는 출발점을 점유율 10% 달성으로 보고 있다. 과거 GM대우 시절에도 내수 점유율 10% 돌파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0월까지 한국GM의 내수 점유율은 8.76%(수입차 포함)이다. 
 
 
한국GM이 내수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차량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GM대우 시절부터 한국GM에 이르기까지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한국GM의 차량에 대해 파워트레인 능력은 좋지만 각종 편의 사양 등에서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글로벌 GM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차를 생산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었다. 이런 한계로 인해 눈높이가 높은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GM 모델을 외면했다.

◇ 반전 가능성 보인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한국GM의 판매량에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월 1만2000대 수준에 머물었던 한국GM의 월별 내수 판매가 지난 9월 1만6000대를 넘어섰다. 한국GM의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은 올들어 월별기준으로 최다 판매였다.

한국GM의 판매량이 이처럼 급증한 데에는 한국GM이 내놓은 신차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가 선전한 덕이 컸다. 여기에 정부가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진행한 개별소비세 인하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한국GM의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GM은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의 선전에 주목하고 있다.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는 그동안 한국GM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부분을 상당부분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평가는 곧 판매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지난 9월 한달간 6214대가 판매됐다. 이는 9월 한국GM 내수 판매량의 37.9%에 해당하는 수치다.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지난 8월에는 근소한 차이지만 경쟁자인 기아차의 모닝의 판매량을 추월하기도 했다.
 
▲ 쉐보레 '임팔라'.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임팔라'다. '임팔라'는 그동안 한국GM이 가장 취약한 세그먼트로 평가 받아왔던 준대형급 모델이다. 한국GM은 이미 '알페온'의 실패를 경험했다. GM대우 시절에는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를 들여왔지만 처참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임팔라'는 달랐다. 본격 판매된 9월에만 1634대가 판매됐다. 10월에도 1499대를 기록했다.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의 인기를 연말까지 이어가 올해에는 반드시 내수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 8월 이후 신차들이 전체 판매를 주도하면서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추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소형 SUV도 있다

한국GM이 연말까지 내수 점유율 10% 달성을 자신하는 바탕에는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의 판매 호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GM은 최근 소형 SUV '트랙스 디젤' 모델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소형 SUV 시장은 가장 뜨겁다. 본격적인 레저붐 덕에 각 메이커들은 앞다퉈 SUV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소형 SUV급에서는 쌍용차의 '티볼리'와 르노삼성의 'QM3'가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이 '트랙스 디젤'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GM은 RV모델로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등 3개 모델로 판매 확대를 모색해 왔다. 그리고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한국GM의 RV모델들은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며 한국GM의 내수 판매를 지탱해왔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한국GM의 RV모델 판매량은 3만3992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승용모델 판매량이 전년대비 3.1%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의 내수 판매에서 RV모델들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셈이다. 특히 지난 9월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트랙스 디젤'은 소형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9월에만 1420대가 판매됐다. 10월에는 1158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은 내수 판매량에 변화를 줄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들어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 '트랙스 디젤' 등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판매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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