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S7이 국내외에서 본격 출시됐다. 갤럭시S7은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쌓아온 삼성전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됐다는 평가다. 새로운 전략제품을 통해 과거에 비해 위축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갤럭시S7의 주요 특징과 의미, 전략 등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뭐가 바뀐거지?"
갤럭시S7이 공개되기 전에 온라인상에 유출된 디자인이나 스펙을 놓고 이런 반응들이 적지 않았다. 전작인 갤럭시S6와 비교해 디자인이나 하드웨어 측면에서 소위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요소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갤럭시S7의 경우 외형 등에서 전작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한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일체형 메탈 글래스 디자인이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갤럭시S7은 그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점들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고, 많이 쓰는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혁신'이 이뤄진 셈이다.
◇ 작지만 큰 변화들
우선 디자인 측면의 변화다.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S7을 실제로 손에 쥐어보면 전작과 다른 느낌을 받는다. 후면에도 커브드 글래스를 적용해 이른바 '그립(grip)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베젤도 얇아져 5인치 이상 대화면 제품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잡을 수 있다.
갤럭시S6에서 지적을 받았던 후면 카메라 디자인도 개선됐다. 이른바 '카툭튀(후면 카메라 툭 튀어나온 것을 뜻하는 단어)'라고 지적받았던 돌출부분을 줄여 거의 체감되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도 더 편해진 기능들이 적용됐다. 잠금화면 하단에서 자주쓰는 앱 2개를 바로가기로 지정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스위치'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교체시 데이터나 자료 등을 쉽고 빠르게 옮길 수 있고, 배경화면도 이전기기와 동일하게 만들어준다.
갤럭시S7 엣지모델의 경우 엣지 패널이 넓어지면서 특정인에게 메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앱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나침반이나 손전등 등 일상속 도구 등을 배치한 도구모음도 터치 한번으로 실행할 수 있다. 등록할 수 있는 앱도 기존 5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 카메라, 또 한번의 진화
보다 고급스러워진 카메라 기능도 주목받고 있다. 후면 카메라는 전작인 갤럭시S6보다 화소수가 줄었지만 세계 최초로 듀얼픽셀(dual pixel) 센서를 탑재해 빛이 적은 야간에도 보다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갤럭시S7은 촬영대상을 담는 이미지 픽셀과 초점을 맞춰주는 픽셀이 함께 동작하는 구조다.
또 이전 제품보다 56% 커진 이미지 픽셀을 적용했고, 25% 밝아진 F1.7 렌즈를 탑재해 같은 환경에서 촬영할 경우 전작보다 약 95%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단순하게 화소수를 늘리는 경쟁보다 실제 사용시 보다 높은 만족을 주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전면 카메라에 적용된 '셀피 플래시'는 화면을 플래시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전면으로 셀카를 찍을때 화면에 플래시 역할을 해줘 보다 화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취향에 맞는 조명을 더해주는 '뷰티모드'를 통해 이목구비를 보다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다.
넓은 화면을 촬영할 수 있는 파노라마 샷의 경우 한차례 촬영으로 스틸 컷과 파노라마 영상까지 얻을 수 있는 '모션' 기능이 추가됐다.
또 오랜시간 촬영한 영상을 압축해 짧은 시간에 보여주는 타임랩스(time lapse) 기법을 적용한 '하이퍼랩스(Hyperlapse)' 기능도 새로 탑재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손떨림이 보정되는 화면을 얻을 수 있도록 '어댑티브 VDIS(Video Digital Image Stabilization)'도 적용됐다.
◇ 방수·방진에 게임 특화 기능
가장 주목 받는 기능중 하나가 바로 방수·방진 기능이다.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실수로 물에 빠뜨리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현존하는 스마트폰중 최고수준의 방수기능을 갖췄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S7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서 IP(Ingress Protection) 68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은 전자기기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등급이다. 수심 1.5미터에서도 30분이상 기능을 유지한다.
특히 갤럭시S7은 충전단자와 이어폰잭 등에 별도 커버를 끼우지 않아도 된다. 부품과 케이스간 틈에는 자체 방수처리기술을 적용했고 고무와 방수테이프, 부식방지 코팅, 특수섬유소재 등을 사용해 물이 스며들 가능성을 차단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을 위해 게임에 특화된 성능과 기능도 갖췄다. 우선 통합 차세대 표준 그래픽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불칸(Vulkan)'을 스마트폰 최초로 적용했다. 불칸은 게임 실행시 그래픽 성능 향상과 효율 극대화는 물론 배터리 절감, 발열 감소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게임런처(Game Launcher)'를 이용하면 다운로드한 게임을 폴더로 자동 구성해준다. 모바일 게임 해상도나 초당 프레임 등을 조절해 배터리 소모와 발열 등을 제어하는 기능도 적용됐다. 기존 제품에 비해 최대 20%까지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밖에 게임중 화면 캡처, 게임화면 녹화, 게임중 방해금지, 버튼 잠금 등의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잠시 멈추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화면 최소화 기능도 적용됐다.
◇ 소비자가 원한다면
갤럭시S7은 특히 전작과 비교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충실히 반영했다. 일체형 디자인의 한계로 지적됐던 배터리와 메모리 확장이 대표적이다.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S7에는 각각 3600mAh와 3000mAh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한번 충전으로 TV 드라마 13편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갤럭시S6에 없었던 마이크로SD 슬롯도 장착돼 최대 200GB까지 메모리를 늘릴 수 있다. 사진과 음악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등 보다 많은 컨텐츠를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시계나 달력 등 정보를 표시해주는 AOD(Always-on Display)도 유용한 기능이다. AOD의 시간당 평균 배터리 소모량은 1% 미만이고, 배터리 잔량이 5% 미만일 경우 자동으로 정지된다. AOD는 센서가 주변상황을 감지해 밝기를 조정하는 한편 가방이나 주머니 안에 넣을 경우 알아서 꺼진다.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삼성페이 역시 탑재됐고, 내부에 얇은 히트파이트를 장착해 고사양 그래픽을 처리하거나 게임을 하는 동안 발열이 생기지 않도록 처리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S7 국내 출시행사에서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던 기능을 차곡차곡 담았다"며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