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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뚝뚝~, 유화업계 손익계산 분주

  • 2017.03.13(월) 17:37

배럴 당 50달러선 붕괴.. 美 원유 재고량 증가
유화업계, 재고평가·정제마진 등 영향에 주목

국제유가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배럴 당 5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 최근 들어 급격히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원유 재고량의 지속적인 증가 소식이 유가 약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년 간 유가의 하향 안정화 덕을 톡톡히 본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유가 흐름에 축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가 급락하면 제품가격이 떨어지고, 유화업계 실적에 영향을 주는 재고평가이익에도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 3월 한 달 간 10% 감소..유가 불확실성 증대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 당 48.49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51.16달러, 브렌트유 가격은 51.37달러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배럴 당 50달러 선을 돌파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오펙(OPEC,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감산에 합의, 시장에서의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원유 가격 상승 시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유가의 추가 상승을 막아 국제유가는 배럴 당 50달러 중반 선을 유지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달 들어 유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WTI의 경우, 10%(5.34달러) 하락했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역시 7.2%(3.97달러), 8.9%(4.99달러) 떨어졌다.

 

 

미국 원유 재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원유 재고량은 5억2800만 배럴로 전년 동기대비 821만 배럴 증가했다. 당초 시장에선 20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4배 가량 뛰어넘었다.

 

이와 함께 미국 원유 시추기선 증가 소식도 유가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 원유 시추기수는 전주대비 8기 증가한 617기로 집계됐다.

 

오펙 감산 합의 지속 가능성과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대 가능성이 혼재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태다. 향후 국제유가는 오펙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에 대한 평가와 연장 여부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서종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5일 예정된 오펙 감시위원회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나아가 감산 합의 연장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회의에서 감산 합의 연장에 대한 신호가 나오면 유가가 반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단기적으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 유화업계, 유가하락 손익 계산서는

 

지난 2년간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저유가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유4사와 석유화학사 중 롯데케미칼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유사들은 제품 원료인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들여왔고, 이를 비싸게 팔았다. 아시아 지역 내 정제설비 정기보수와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해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돼서다. 이는 정유사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 고공 행진의 밑바탕이 됐고,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유가의 점진적 상승에 힘입어 재고평가손익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사들은 올해도 견조한 수준의 제품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수준의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배럴 당 50달러 중반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유가가 3월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며 40달러 선으로 밀리면서 유화업계에선 긴장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말까지는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주 석유제품 및 일부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전주보다 떨어졌다.

 

또 분기 말 유가 약세는 재고평가손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래깅 효과(시간 지연 효과)로 인해 정유 및 석유화학사들은 비싸게 들여온 원유로 만든 제품을 싼 가격에 팔아야 하고, 재고제품 가치도 떨어지는 탓이다.

 

장기적인 유가의 하향 안정화는 정유 및 석유화학사들 사업 환경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단기적 유가 급락은 부담이다. 따라서 올 1, 2월 지난해의 성장 탄력을 이어가던 국내 유화업계로서는 3월의 유가 변수가 1분기의 영업실적에 부담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급락은 석유제품 재고평가손익 부분에서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는 요인”이라며 “다만 1,2월 유가는 작년 말보다 소폭 상승했기 때문에 3월 유가 하락세가 분기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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