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현대모터스스튜디오 고양에서 시승한 '더 뉴 싼타페'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주간주행등(DRL)은 '아이언 맨'의 날렵한 눈매가 연상됐고 큰 입을 벌린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세다'는 느낌을 더했다. 너무 과하거나 너무 밋밋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드러낸 외관은 현대차그룹이 독자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시승은 경기도 고양시를 출발해 북한산 기슭에 위치한 '관세비스타'에서 반환하는 왕복 65km 코스였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에선 '패밀리 카'의 대명사에 어울릴만한 탄탄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이 전달됐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자유로에 들어서자 가속능력이 살아났다. 엑셀을 살짝 밟자 차체가 튕겨나가듯 가속됐고 즉각적인 가속으로 차선 변경이 여유로웠다.
박력 있는 속도감은 현대차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에서 나온다. 이 엔진은 강력한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연비는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물린 '스마트스트림 습식 8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는 변속이 빠르면서도 부드럽다는 느낌을 줬다. 기존 건식 DCT와 달리 오일로 클러치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동력 계통 두 가지 모두 올 초 출시된 기아차 '쏘렌토'에 처음 적용된 뒤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차세대 플랫폼이 적용된 실내는 패밀리 카에 어울릴만한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전장은 4785㎜로 기존 싼타페 대비 15㎜ 더 길어졌다. 뒷좌석 동승자가 다리를 두는 '2열 레그룸'(1060㎜)은 기존 싼타페보다 34㎜ 더 여유가 있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디자인뿐만 아니라 차체 '뼈대'와 '심장'까지 모두 확 바꿨다는 점이 이번 싼타페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18년 출시한 '4세대 싼타페' 이후 2년만에 사실상 신차가 나온 셈이다. 싼타페 신규 모델을 사기위해 굳이 2년을 더 기다릴 필요 없다는 얘기다.
패밀리 카 특성상 안전성은 빠질 수 없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높인 고강성 경량 차체구조로 차량 무게는 줄였지만 충돌 안전성은 높였다. 또 차로 중앙을 유지해주는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도로정보를 기반으로 구간과속 단속구간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 기능은 운전 부담을 줄여줬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행모드, 에어컨, 전자식 변속 버튼(SBW) 등 여러 가지 버튼이 모여 있는 '센터페시아'였다. 직관적으로 쉽게 조작하기 위해 버튼을 모두 중앙에 모았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버튼이 모여 있어 복잡해보였다. 디자인이야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라질 수 있지만 운전 중에 조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안전성과도 연결돼 보였다.
더 뉴 싼타페 디젤 2.2 모델 가격은 3122만~3986만원이다. 최고출력은 202마력(PS), 최대토크는 45.0kgf·m, 공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은 14.2km/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