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수익률 눈높이는 낮추되 수소 투자는 확 늘렸다.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현대자동차 'CEO 인베스터 데이'의 한 줄 요약이다. 작년에 처음 열린 이 행사는 현대차의 주요 경영진이 애널리스트 등 시장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다.
올해는 작년에 제시된 '2025 전략'을 소폭 수정했다. ▲2022년 영업이익률 1.5% 포인트 하향 조정 ▲미래사업에 3조5000억원 추가 투자 ▲모빌리티 디바이스·서비스 등 미래 2대 사업구조에 '수소 솔루션' 추가 등이 '업데이트'됐다.
◇ '꿈의 이익률' 이룰까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반영해 수익률 목표치를 조정했다. 우선 단기 수익 목표치인 차량사업부 2022년 영업이익률을 기존 7%에서 5.5%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글로벌 차 판매 전망치가 9576만대에서 8247만대로 1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결과다.
하지만 2025년 영업이익률 목표치(8%)는 그대로 유지했다. 금융부문 등을 포함한 현대차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2018년 2.5%, 2019년 3.5%, 2020년 1~3분기 1.5% 등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 사업부의 8%대 영업이익률은 '꿈의 숫자'인 셈이다. 이는 폭스바겐이 제시한 2025년 영업이익률 목표치(7~8%)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원가혁신을 통해 수익율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수소 3대 사업으로 격상"
미래 투자계획을 보면 2025년까지 60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2025 전략'을 통해서 밝힌 6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총 투자가 준 것은 내연기관에 대한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41조1000억원에서 36조6000억원으로 10.9% 줄였다.관련기사☞정의선의 '6년 대계'…현대차, 61조 쏟는다
반면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는 23조5000억원으로 작년 계획보다 17.5% 늘렸다. 세부내역을 보면 전동화 10조8000억원, 수소사업 4조1000억원, 자율주행 1조6000억원, 모빌리티 서비스·플랫폼 1조2000억원, 커넥티비티 1조원,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로보틱스·AI 4조8000억원 등이다. 특히 수소사업 투자는 기존 6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6배 넘게 증액했다.
수소 사업은 현대차의 '2025 전략'을 버티는 3개의 '기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제시된 '2025 전략'의 2대 사업구조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새롭게 '수소 솔루션'이 추가된 것이다.
수소 솔루션 사업은 차량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머물지 않고 선박, 기차, UAM 등 전 수송영역에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한국,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 지역에서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다는 목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발표한 '2025 전략'에서 이번에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난 부분은 수소 연료전지 사업"이라며 "수소 솔루션 사업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와 함께 3대 사업 구조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 전기차, 23년 손익분기점 도달
이날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판매목표(56만대)는 유지하면서 2040년 전기차 시장 점유율 목표치(8~10%)를 새롭게 제시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 구축이 급선무"라며 "중국에서 브랜드 재건에 성공해야 전기차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내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5.6%에서 2025년 10%, 2030년 19%, 2035년 46%, 2040년 7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35년부터는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절반 가까이가 전기차란 얘기다. 전기차는 2023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2025년 내연기관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전략도 공개됐다. 우선 2022년부터는 '레벨 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양산차에 적용된다. '레벨 3'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고 시속 60km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5'는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