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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에 안기는 '휴젤', 시너지 날까

  • 2021.08.13(금) 15:37

사모펀드와 컨소시엄…다음 주 계약
'보툴렉스' 유럽 등 허가로 성장 기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인 휴젤이 GS그룹에 인수될 전망이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삼성물산 등이 휴젤 인수를 검토했지만 높은 인수금액 탓에 발을 뺐다. GS그룹 역시 인수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모펀드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소수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휴젤의 대표 제품은 지난 2010년 6월 출시한 국산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다. 출시 당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06년 제품을 출시한 메디톡스가 장악하고 있었다. 초기 적응증은 '눈꺼풀 경련'에 한해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매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후 2012년에는 '미간주름', 2016년에는 '뇌종중 후 상지근육경직'과 '소아뇌성마비 첨족기형' 적응증 승인으로 성형과 치료 분야를 확대했다.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전쟁이 시작되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 2016년부터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휴젤의 매출은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휴젤의 매출액은 지난해 2110억원, 영업이익 781억원, 순이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이 매출액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무려 37%에 달한다. 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0%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젤 매각설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휴젤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다. 휴젤 지분의 42.9%를 갖고 있다.

베인캐피탈이 휴젤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확산하면서 국내 여러 기업들도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물산과 신세계백화점 등이다. 다만 두 곳은 검토 단계에 그쳤다. 베인캐피탈이 휴젤 매각금액으로 약 2조3000억원을 제안해서다. 앞서 한국콜마가 인수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금액인 1조3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시총은 휴젤이 높지만 매출액 규모는 이노엔이 더 크다. 지난해 휴젤의 매출액 규모는 2110억원으로 이노엔의 절반 수준이다. 시총의 경우 12일 기준 이노엔 2조118억원, 휴젤 시총 2조7980억원으로 휴젤이 더 높다. 휴젤 시총에서 베인케피탈이 보유한 지분가액은 따져보면 1조20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프리미엄으로 1조원이 붙은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GS그룹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이 휴젤 인수를 함께할 컨소시엄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GS그룹은 2조3000억원의 인수금액 부담을 덜기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 중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CBC그룹,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중국 CBC그룹이 지분참여를 하게 되면 보툴렉스의 중국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휴젤은 보툴렉스(중국 제품명: 레티보)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보툴렉스 100유닛(unit*)에 이어 지난 2월 50unit에 대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유일하게 중국에서 허가받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다. 중국의 현지 판매는 사환제약이 맡는다. 

*100unit=1㎖

이를 위해 휴젤은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 해외법인 ‘휴젤 상하이 에스테틱’을 설립한 바 있다. 중국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 대로 추산된다. 휴젤의 목표는 시장점유율 30%다. 또 지난 4월에는 미국, 지난달에는 호주와 캐나다에 미간주름 개선 적응증으로 50‧100unit에 대한 품목허가도 신청했다.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사진=휴젤

다만 미국 시장의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 오리지널 제품인 앨러간의 '보톡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먼저 미국에 진출한 대웅제약의 '나보타'와도 경쟁을 해야 한다. 특히 메디톡스와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이 미국 시장 방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향후 메디톡스가 국내와 중국에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당초 메디톡스는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휴젤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문제 삼았다. 당시 휴젤은 보툴렉스의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독소 A형(균주명: CBFC26)은 부패한 통조림에서 독자적으로 발견한 균주라고 반박했다. 이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과의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휴젤은 메디톡스의 저격에서 잠시 비켜서 있는 상태다.

아직 소송 리스크가 남아있긴 하지만 휴젤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올해 하반기 '보툴렉스'의 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는 내년이면 허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휴젤의 톡신 매출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유지와 중국향 판매증가로 전년 대비 32.4%의 고성장세를 시현했다"며 "올 하반기 유럽 승인이 임박하면서 파트너사인 크로마와 본격적인 런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휴젤과 GS컨소시엄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다음 주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휴젤 인수를 통해 GS그룹이 바이오 사업의 기반을 어떻게 다져 나갈지, 휴젤에는 또 어떤 시너지가 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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