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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진단키트' 인기…'매출 3조' 기업 나온다

  • 2021.11.16(화) 14:40

[워치전망대]진단키트업계 3분기 실적 '희비'
백신 접종 우려에도 진단키트 수요 여전
"지속성장 위한 사업·시장 다각화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지난 3분기에도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인기는 계속됐다. 반면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진단키트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추가로 해외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분 인식이 4분기로 연기된 영향이다. 씨젠은 연구개발(R&D) 확대와 인력 확충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반면 휴마시스, 엑세스바이오 등은 시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세계 다수 국가와 우리나라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코로나 진단키트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5267억원, 영업이익은 10.4% 줄어든 249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예정됐던 입찰 계약이 4분기로 연기된 데다, 공장증설, 인력충원, 마케팅 등 일회성 비용이 늘면서다. 

4분기에 선진국과 중저개발국 등 입찰 계약분이 인식되면 올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SD바이오센서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862억원, 1조2162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10개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제약바이오업계를 통틀어 처음이다.

다만 성장한만큼 과제도 있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SD바이오센서의 3분기 매출 중 면역진단 제품이 91.5%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필요하다. 이에 SD바이오센서는 지난 9월 연속혈당측정기 기업에 지분 투자했다. 이달 초에는 브라질 진단기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씨젠도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씨젠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53억원, 12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38.7% 줄었다.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해부터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서 늘려왔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씨젠이 집행한 누적 R&D 비용은 534억원이다. 이미 지난해 집행한 R&D 비용의 두 배를 넘어섰다. 더불어 적극적으로 R&D 분야 전문가 등 핵심인력 확충에 나섰다. 그 결과 9월 말 기준 임직원은 지난해 말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씨젠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9608억원을 기록, 2년 연속 연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씨젠 역시 SD바이오센서와 마찬가지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매출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씨젠 측은 "3분기 매출 중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시약과 장비 등 제품의 비중이 36%로 지난해 33%에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Non-Covid 제품에 대한 전략적인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등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휴마시스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휴마시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98억2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7655%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500% 늘어난 1014억500만원, 당기순이익은 약 7942% 증가한 563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국내외 수주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셀트리온과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신속 항원 자가검사키트도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엑세스바이오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배 증가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 같전년 대비 297% 증가한 417억원, 당기순이익은 708% 늘어난 194억원을 기록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경우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미국 정부 지침에 따라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랩지노믹스와 바디텍메드도 호실적을 거뒀다. 랩지노믹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35억원,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9.6%, 187.3% 증가했다. 바디텍메드는 매출 439억원과 영업이익 160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이외 제품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랩지노믹스는 반려동물 진단시장과 신약개발 등으로, 바디텍메드는 해외 진단기업에 소규모 진단장비를 위탁생산(OEM) 형태로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진단키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면서다. 또 유럽이나 미국 등의 국가에서 백신 미접종자들의 경우 일상생활을 위해 수시로 진단검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보다 진단키트 수요가 줄고 있는 만큼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건·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 완화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나 독감·코로나19 동시진단키트 수요 증대, 유럽과 아시아의 매출 증가 추세로 실적 하락폭은 제한될 전망"이라며 "유럽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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