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라 자동차 운전하는 분들은 타이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텐데요. 그렇다면 타이어에 쓰이는 카본블랙을 아시나요?
카본블랙은 자동차 타이어 등 고무의 탄성을 강화하는 흑색의 탄소 분말 같은 것입니다. 자동차 타이어가 검은색인 이유도 카본블랙 영향이 크다고 하네요.
그을음으로 탄생하는 카본블랙
카본블랙은 그러면 어떻게 만들까요. 콜타르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유 등의 원료를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그을음으로 만든다고 해요. 주로 타이어 등 고무의 탄성을 강화하는 강화재와 착색제로 사용하죠.
그렇다면 왜 타이어에 사용할까요? 타이어는 고무를 소재로 하는데요. 고무는 탄성력과 신축성이 뛰어나죠. 그런데 고무만 사용해서 타이어를 만들면 차체의 무게와 속도 등을 견디는 힘이 부족할 수 있다고 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카본블랙을 쓴다고 합니다.
카본블랙은 고무와 섞여 내열성, 내마모성, 강성, 내노화성 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죠. 업계에선 카본블랙이 고무에 첨가되면 타이어 강도를 10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까닭에 타이어가 검을수록 튼튼하다는 설명도 있어요. 이는 카본블랙 함유도가 높을수록 타이어의 강도가 높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현대오일뱅크와 OCI가 합작한 현대오씨아이가 2017년 국내 정유사 가운데 처음으로 카본블랙 시장에 진출했어요. 이전에는 독일, 인도 기업들이 독점했다고 하네요.
카본블랙 '출생의 비밀'
어쩌다 카본블랙이 나왔을까요.
15세기에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콜럼버스가 주인공입니다. 콜럼버스는 고무를 유럽에 전한 사람으로도 유명한데요. 원주민들이 고무나무에서 채취한 유액으로 고무공을 만드는 걸 따라해봤는데, 탄력성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원주민이 고무공을 만들 때 모닥불 옆에서 말리는 장면에서 무릎을 탁! 모닥불에서 말릴 때 나오는 그을음이 고무의 탄력성을 높이는 원리를 알게 된 것이죠.
하지만 당시 유럽인들은 고무를 지우개 정도로 썼다고 해요. 타이어가 자동차에 쓰이게 된 것은 한참 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고무의 성능을 높이는 원리를 발견할 때 이런 사연이 있었다는 것이죠.
카본블랙이 그을음으로 탄생하듯 환경에는 딱히 좋아 보이진 않죠? 그래서 대체재에 주목하는 곳도 있습니다.
고무 관련 사업을 많이 하는 금호석유화학 같은 곳은 '실리카'에 쌀겨(왕겨)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으로 카본블랙을 대체 활용하도록 한다고 하네요. 기존 실리카는 주로 규사(硅砂, 석영 알갱이) 기반으로 만든다고 해요.
그러나 카본블랙 시장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의 메가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전기차도 타이어를 쓸 것이란 점에서죠.
카본블랙이 자동차 타이어에서 활약한 역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