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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성토장' 예고 MWC…통신3사 CEO 참전

  • 2022.02.22(화) 11:19

주최 측, 넷플릭스·유튜브 겨냥한 안건 상정
SKB-넷플릭스 판결 영향, 유럽 성명 잇달아
통신 3사 CEO 발언·과기부 장관 역할 관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달 말 열리는 세계최대 IT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나란히 참석한다.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라'는 요구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통신사 수장들도 관련 발언을 내놓을 전망이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오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 2022에 참석한다. 

'넷플릭스 난타전' MWC

통신 3사 대표가 MWC 현장을 찾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지난 2020년에는 행사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후 온·오프라인 연계 방식으로 진행됐던 2021년 행사에는 통신3사가 온라인으로만 참여했다.

행사 주최측인 GSMA는 망 투자 비용 분담 요구를 MWC 회의 안건으로 공식 상정할 예정이다. 이 안이 현실화 되면 국내외 통신사가 망 사용료와 관련한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 첫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GSMA는 세계 이동통신 관련 사업자가 모인 글로벌 조직이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이미 유럽에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망 이용료 분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프랑스의 오렌지,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영국의 보다폰 등 유럽 4대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공동 성명을 낸 바 있다. 

이들은 서신 형식의 글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게임,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수십억유로가 투입된 인터넷 인프라에 편승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개발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브리티시텔레콤(BT)과 텔레콤오스트리아 등 유럽 13개 통신사는 공동성명을 냈다.

통신사들의 이 같은 주장은 코로나19 이후 트래픽 급증과 관련이 깊다. 코로나로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빅테크'에 통신 인프라 비용을 더 부담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 법원의 판결이 글로벌 통신사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은 넷플릭스가 제기한 '망 사용료 채무 없음' 확인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인터넷기간사업자(ISP)와 CP간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놓고 나온 세계 최초 판결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통신사들의 성명은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법정 분쟁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열린 주파수 정책 간담회에서 통신 3사 대표이사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국내 통신사 '불편한 속내'

국내 통신 3사 대표들은 망 사용료 분쟁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GSMA 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는 망 사용료를 주제로 하는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다.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와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 역시 GSMA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통신 3사 가운데 넷플릭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SK텔레콤의 발언 내용에 관심이 모인다. SK텔레콤의 유선통신 및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20년부터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대가를 요구해왔다. 

이에 비해 넷플릭스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통신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톤'으로 발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넷플릭스와 IPTV(인터넷 TV) 및 모바일 요금제 제휴를 맺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같은 회사 내에서도 관련 부서마다 망 사용료 요구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데 인터넷 서비스 부서에선 망 사용료 요구에 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도 마케팅부서에서 이를 반대하는 식"이라며 "그만큼 넷플릭스가 워낙 강력한 마케팅 파트너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임 장관은 MWC 행사 이틀째인 내달 1일에 '모바일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션에서 패널을 맡기로 했다. 임 장관은 지난 1월 말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디지털 기술을 알리고 타국과 협력하는 기회 마련을 위해 MWC에 참석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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