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 연결 매출 77조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위기, 스마트폰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 등 겹겹이 쌓인 악재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가전과 반도체 업계의 비수기에 해당하는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77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 76조5700억원에 비해 0.56% 늘었고 전년동기 65조3900억원에 비해선 무려 12조원 가량 불어났다. 분기 매출은 작년 3분기에 처음 70조원대를 돌파(73조원)한 이후 3분기 연속 70조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전분기 13조8700억원보다 1.66% 늘었고 전년동기 9조3800억원에 비해선 50.32%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1분기(15조6000억원) 이후 두번째다. 보통 1분기가 반도체와 가전 업계의 비수기이나 모처럼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부진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
이 같은 성적은 증권가 예상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원, 13조원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부터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있으나 잠정 실적을 내놓을 때 각 사업별 성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양호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스마트폰 사업 부문인 정보통신 모바일(IM)의 1분기 매출이 34조원으로 전분기 28조원보다 6조원 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3조9500억원으로 전분기 2조66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7% 늘어나고 고가폰 비중 확대에 따른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도 선방한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반도체 매출은 25조원으로 전분기 26조원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8조원으로 역시 전분기와 거의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중심의 양호한 수요와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 하락 방어를 위한 보수적 투자, 고가 제품 위주 판매, 적극적인 재고 확충 전략 등으로 제품 가격하락폭이 과거 다운 사이클 대비 양호하게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 가전 부문에선 비수기 여파로 전분기보다 매출 외형은 줄었겠지만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 부문의 1분기 추정 매출은 17조원으로 전분기 18조원 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원에 못 미치는 9380억원으로 전분기 9200억원보다 소폭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이 실적이 회복되면서 올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FN가이드가 추정한 올해 연간 매출은 316조원, 영업이익은 60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