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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어닥친 반도체 업계, 해답은 '고부가제품'

  • 2022.09.06(화) 18:01

전문가 77% "반도체 업계 위기"
반도체 업체, 고부가 제품에 집중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이번 겨울은 더 혹독할 전망이다. 과잉 공급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해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면서 위기가 찾아와서다. 반도체 업계는 신규 투자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반도체 불황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 77%, "반도체 상황 위기"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 10명 중 7명이 현재 반도체 산업이 처한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했다. 현재 어려운 상황이 2년 뒤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도 절반을 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문가 23명(76.7%)이 현재 반도체산업이 '위기 상황 초입'이거나 '위기 상황 한복판'이라고 답변했다. '위기 상황 직전'이라는 응답은 6명(20%),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답변한 전문가는 1명(3.3%)이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7억8000만 달러로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에 전달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계에 위기가 찾아온 원인으로 여러 대외리스크를 꼽았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대외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반도체 산업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장·단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업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계에 대한 부진한 흐름을 기정사실로 보고 수익성 향상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성과 수익성 증진에 유리한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236단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고성능 제품에 대해선 시장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며 "당분간 메모리 용량을 높인 고성능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최근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엔 기존 주력 상품인 176단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을 높여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단수가 높아지면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진다. 좁은 면적에 반도체 셀을 높은 층수로 쌓아 올려 데이터 저장량을 늘리고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서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말 기준 176단 제품 생산 비중이 70% 수준을 달성해 원가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238단 낸드플래시도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램 분야에서는 DDR5 램 상용화 시점인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DDR5 램이 상용화되면 서버교체나 투자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아직은 DDR5 시장이 크지 않지만 활성화되면 D램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회사는 기존 투자계획은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0월부터 청주 테크노폴리스 단지에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M15X 신규 공장을 준공한다. 향후 5년간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총 15조원을 투자한다. 계획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진 청주 M17 신규 공장에 대해서도 경영환경을 고려해 착공 시점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 예정된 투자계획을 수정하거나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투자 계획 철회에 대한 소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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