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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 공정 한 파이프서…SK바이오텍 남다른 '품질' 비밀

  • 2022.10.04(화) 12:01

9월 신규 M3 공장 증설완료…원료의약품 생산 돌입
"연 매출 2200억 전망"…내년 하반기 M4 완공 목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연속 공정 기술은 하나의 긴 파이프라인에 원료를 흘려보내 연속적인 흐름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존 방식보다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텍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연속 공정 기술을 보유했다.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 부사장은 SK바이오텍의 핵심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SK바이오텍은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15년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2015년 물적분할하면서 설립했다. 지분 구조상 SK의 손자회사로, SK의 100% 자회사인 SK팜테코가 SK바이오텍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앞서 SK는 2019년 SK바이오텍, 앰팩(AMPAC),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하나의 통합법인으로 만들면서 지주회사인 SK팜테코를 출범시킨 바 있다.

SK바이오텍은 지난 9월 세종 단지 내 신규로 M3 공장 증설을 마치고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M4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M4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CAPA)과 매출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29일 오후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위치한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을 찾았다.

SK바이오텍 세종 공장, 가보니

세종 공장은 크게 △공장동 △품질관리(QC)동 △보관소로 구성돼 있다. 공장동은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전초 기지다. 이곳에서 원료가 여러 공정을 거쳐 최종 제품 형태로 탄생한다. QC동은 원료나 완제품의 품질을 검증하고 제조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보관소에선 원료나 제품은 물론 위험물과 독성 물질을 따로 분류해 관리한다.

공장동(M1∙M2)은 최대 8000L까지 생산할 수 있는 대형 리액터(회분식 반응기) 총 25개를 운영 중이었다. 세종 공장이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기술은 '저온 연속 설비'다. 일반적인 원료의약품 공장은 반응기에 여러 물질을 넣고 단계별로 따로 작업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반면, 세종 공장의 경우 회분식 반응기가 1층부터 4층까지 하나로 길게 연결돼 있다. 각 공정의 온도, 압력, 체류시간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같은 품질과 같은 수율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에 설치된 회분식 반응기 상부(4층)와 하부(1층) 모습. /사진=SK바이오텍

M1 공장 4층에 들어서자 회분식 반응기의 윗부분(상부)이 보였다. 여기에 투입한 원료는 3층과 2층을 타고 내려오며 추출, 농축, 여과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 불필요한 용매나 불순물이 제거된다. 정제된 원료는 다시 파이프를 따라 1층으로 흘러 내려간다. 1층엔 회분식 반응기의 아랫부분(하부)이 설치돼 있었다. 여기서 건조와 포장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정구영 책임매니저는 "하나의 파이프 안에서 모든 반응이 일어나는 만큼 작업자의 화학물질 노출 빈도가 낮다"면서 "특히 작업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파이프 구간의 물질만 제거하면 돼 효율적이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일럿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세종 공장의 강점이다. M2 공장은 추가로 6개의 소형 회분식 반응기를 갖추고 있었다. 2000~3000L의 원료를 투입할 수 있는 설비다. 정 매니저는 "상업화 전 임상 초기 단계엔 소규모 물량을 발주하는 사례가 많다"며 "소형 회분식 반응기를 이용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텍 엔지니어가 저온 연속 설비를 사용해 작업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텍

원료나 포장재, 공장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은 샘플링을 거쳐 QC동으로 옮겨진다. 샘플을 분석해 불순물이 섞이진 않았는지, 제제 간 주성분의 함량이 균일한지 등을 확인한다. 제조 공정이나 공장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품질 관리도 진행된다. 실제 QC동에선 의약품을 규격에 맞게 생산하는지 검증하는 밸리데이션 작업이 한창이었다.

윤소영 QC동 수석매니저는 "품질관리 작업에는 의약품의 순도나 약효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의약품 유효기간 설정 등도 포함된다"면서 "SK바이오텍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온도나 습도 등 품질관리의 전 과정을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세포∙유전자 CDMO SK팜테코 "연 매출 1조원 목표"

현재 M1 공장 가동률은 풀(full) 가동에 가깝다. 발주량 역시 2015년 이후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회사 측은 항암제나 중추 질환 치료제 등 고부가 가치 제품과 당뇨병 치료제 등 만성질환 제품의 수주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맞춰 2020년부턴 M3 공장 건설에 착수, 지난 9월 M3 공장을 완공했다.

이번 M3 공장 증설로 SK바이오텍의 총 CAPA는 약 190㎥에서 약 290㎥ 규모로 늘었다. 연간 150t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 회사는 이번 증설을 통해 매출이 지난해 1500억원에서 내년 22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 중인 M4 공장이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CAPA는 400㎥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이날 김 부사장은 SK팜테코의 CDMO 현황과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SK팜테코는 지난해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올 초엔 미국 CBM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관련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텍 아일랜드와 이포스케시 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바이오 의약품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분야"라며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대부분 자체 생산 설비가 없는 바이오텍이 개발하기 때문에 합성의약품보다 아웃소싱 수요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3년 내 연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포부도 내놨다. 이미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합성의약품과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두 축으로 SK팜테코를 글로벌 CDMO 업체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SK팜테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83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은 3년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SK바이오텍을 포함해 미국, 아일랜드에서 진행 중인 증설이 끝나면 SK팜테코의 연 매출은 2~3년 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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