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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중복상장 논란' 라이온하트, 결국 상장 미뤄

  • 2022.10.14(금) 14:20

한달만에 상장신청 철회…시장 지켜보기로
'오딘' 빼곤 흥행작 없어, 기업가치 과도 지적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로 유명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가 코스닥 입성 계획을 뒤로 미뤘다. 회사 측은 국내외 경기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고평가·중복 상장'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온하트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상장 재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지난달(9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라이온하트는 6개월 뒤인 내년 3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이온하트는 전날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와의 협의 하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는 유명 개발자 김재영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회사가 개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크게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라이온하트는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4조5000억원에 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다. 지난달 30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을 통해 4104억~6042억원 규모의 외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증시가 부진하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상장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상장 계획을 미룬 데에는 몸값 부풀리기와 중복 상장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라이온하트는 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펄어비스, 넥슨 등 국내 게임사 외에도 액티비전블리자드, 넷이즈 등 해외 기업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출시작이 '오딘' 하나뿐인 라이온하트가 다수의 흥행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이들 기업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라이온하트가 제출했던 희망 공모가액은 3만6000~5만3000원으로, 올해 2분기 기준 최근 4분기(2021년 7월~2022년 6월) 순이익을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 약 25배를 사용해 산출했다. 하지만 비교기업으로 제시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의 PER은 현재 기준 14배 정도에 불과하다.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중 라이온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인 65%에 이른다. 핵심 캐시카우 사업이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는 만큼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할인 이슈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라이온하트 상장 철회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라이온하트는 이번 증권신고서 철회가 상장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면 효력이 6개월간 유지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IPO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IPO 추진을 지속하므로 상장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며 "추가 상장 추진 일정과 관련된 사항은 추후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라이온하트의 증권신고서 철회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11시30분 기준 카카오게임즈는 전일 종가(3만4950원)보다 12.10% 오른 3만9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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