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에 이르는 요즘이죠. 실외를 걸어 다니기가 무서운 날씨입니다. 이보다 더 엄두가 나질 않는 게 있는데요. 바로 뙤약볕에 달궈진 자동차에 타는 겁니다. 차문은 열었지만 차마 시트에 앉진 못한 경험, 모두 마주해보셨을 텐데요.
이동을 위해선 차 내부 온도를 낮춰야만 합니다. 대부분은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어두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 날씨는 더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이를 대비해 자동차가 받는 열을 최소화하려는 연구개발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을 개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들어오는 열은 막고, 안에 있는 열은 빼내는 신기술이라고 자랑합니다. 상용화된다면 얼마나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는지 이번 주 테크따라잡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 막아 '7도' 낮췄다
먼저 '복사 냉각'이 무엇인지부터 볼까요. 가령 뜨거운 물체를 차가운 물체 옆에 두면 온도가 떨어집니다.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는 성질 때문이죠. 이때 매개체가 있다면 전도나 대류, 매개체가 없다면 복사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확장한 개념인 복사 냉각은 복사라는 열전달을 통해 열을 방출하면서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현대차그룹은 복사 냉각 원리를 기반으로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이하 냉각 필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두 레이어를 두고 하나는 내부 열을 방출, 다른 하나는 태양열을 반사하게 했다고 하는데요. 태양열만 차단하는 일반 틴팅 필름과는 다른점입니다. 이처럼 양방향에서 열 관리를 할 수 있는 필름을 개발한 건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라고 하네요.
성능은 입증됐습니다. 현대차그룹 기초소재연구센터에서는 햇빛이 가장 강한 낮 시간대 제네시스 G80 2대에 각각 냉각 필름과 틴팅 필름을 부착해 실내 온도를 측정해봤는데요. 냉각 필름 부착 차량 실내온도가 틴팅 필름 대비 6.89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부위별 온도 차이 역시 컸는데요. 머리 온도 차이는 최대 10.98도까지 벌어졌습니다. 자동차 계기판과 중앙디스플레이 등 각종 전자장비를 감싸고 있는 틀인 크래시패드 온도 차이는 최대 15.38도로 측정됐습니다.
올여름 재확인후 곧 상용화
차에 시동을 걸지 않고도 필름만으로 이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니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하루빨리 상용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개발팀에서는 이번 여름 냉각 필름을 부착한 선루프를 차량에 탑재, 냉방 성능을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수성이 입증된다면 바로 양산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