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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테슬라' 자율운항 선박 시대 '성큼'

  • 2024.02.15(목) 06:50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HD현대, AI 기반 자율운항 2단계 선박 30% 인도
삼성중, 연내 기술 상용화…한화오션, 하반기 실증

2단계 자율운항 기술시스템을 살펴보는 선장과 항해사의 모습./사진=HD현대

바다 위를 항해하던 아파트 10층 높이의 대형 선박. 저 멀리 다른 선박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방향을 튼다. 속도 조절도 자유자재다. 항해 중 데이터 수집도 잊지 않는다. 화재와 같은 돌발 상황도 인식한다. 고장 여부 확인도 알아서 진행한다. 딱히 사람이 나서서 주도할 일이 없다.

'바다 위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자율운항선박은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집약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개발의 중요성이 화두였지만 이제는 상용화를 거론하는 단계까지 진전했다. 당장 선박에 적용 가능한 건 자율운항 2단계. 기술이 선원을 보조한다.HD현대 LNG운반선, 1만km 스스로 나아갔다

HD현대는 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21년 소형선박에서 자율운항 기술을 선보이더니 이듬해 자율운항 2단계를 탑재한 초대형 LNG운반선으로 태평양 등을 횡단했다. AI 기반 자율운항으로 움직인 거리는 총 운항거리 2만km 중 절반인 1만km.

이 기술은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했다. LNG운반선에 들어간 AI는 날씨,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하고 선박에 조타명령을 내렸다. 이를 통해 100번이나 발생할 뻔한 충돌을 피했다. 딥러닝으로 최적 경로도 찾았다. 그 결과 연료 효율을 7% 높였고, 온실가스 배출은 5% 절감했다.

자율운항선박 4단계./그래픽=비즈워치

시범 운항 두 달 만에 HD현대는 2단계 자율운항 탑재 선박을 수주했다. 현재 총 23척 중 7건이 선사에 인도됐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선박도 인도했다. 주요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고장 징후를 사전에 탐지한다. 난도 높인 삼성중공업…하반기 직진하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보다 까다로운 항로에서 자율운항 실증을 진행했다. 크고 작은 섬이 많고, 대형선박 운항이 많아 베테랑 운항사들에게도 쉽지 않은 남중국해 1500km 구간. 실증에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됐다.

대형 컨테이너선에 탑재된 삼성중공업 독자 개발 자율운항 기술도 2단계 수준이다. 반경 50km 이내에 있는 9000개 이상의 장애물을 정확히 식별하고, 다른 선박과의 충돌 위험도 90번이나 줄였다. 이 기술이 탑재된 선박은 연내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에는 AI 기반 자율운항선박 고장 진단 솔루션도 개발했다.

신규 개발한 오버헤드 디스플레이로 충돌회피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사진=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3사 중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가장 늦게 발을 들였다. 하지만 자율운항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실증이 가능하다는 포부다. 올해 하반기면 레벨 2 수준의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시험선이 바다를 가로지를 예정이다.2030년엔 완전 자율운항선박

자율운항선박이 보편화되면 인력과 연료비를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선원이 탑승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이 대폭 향상, 보다 많은 양의 물류를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해상물류의 경쟁력이 커지는 것이다.

때문에 자율운항선박은 정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3단계, 2030년 4단계 수준의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4단계 개발까지 마치고 나면 자율운항선박 시장의 절반을 선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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