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지난해 계약 부채가 1조6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든든한 자금원이 되고 있다. 레일솔루션과 디펜스솔루션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가 크게 늘어난 덕분으로 올해는 2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차입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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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부채 늘고 차입 줄고 '청신호'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지난해 계약 부채는 1조6248억원으로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1년 현대로템 계약 부채는 1조원을 밑돌았지만 이듬해 1조원대로 올라선 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부채 증가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에게 부담 요인이지만 수주 기업의 경우 다르다. 수주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계약 부채가 지목된다. 계약 부채는 발주 기업에게 수주 기업이 제품 지급 등을 약속하고 미리 받은 계약금이란 점에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계약 부채는 추후 기업이 물건을 공급하는 등 의무를 이행했을 때 매출로 전환되며 늘어난 만큼 향후 매출과 운전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설비 투자 진행 시 누적 계약 부채가 자금원으로 활용되면서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계약 부채 증가와 함께 안정성 측정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 역시 전년 대비 1.32%포인트(p) 줄어든 218.08%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 평균·한국은행 평균 대비 각각 2.36%p, 37.5%p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역시 전년 대비 13.13%p 감소했고, 한국은행 평균과 비교해도 14.98%p 낮다.
계약 부채가 철도와 방산 개발비, 운영자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현대로템의 차입금 의존도를 줄인 것인데 계약 부채의 경우 단기차입금 이자율이 연간 0.0044%~0.0731%, LIBOR(3M, 변동이자율)이 0.009%~0.018%인 것과 달리 이자 부담이 없어 비용 부담을 추가로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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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계약 부채가 유의미하게 증가함에 따라 현대로템의 차입은 크게 감소했다. 현대로템의 계약 부채가 9000억원 규모였을 당시에는 차입 규모가 3000억원을 넘었지만, 계약 부채가 1조6000억원을 웃돈 시점의 차입 규모는 직전 대비 77.22% 감소한 82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로템은 장·단기 차입금은 2140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인 3961억원보다 낮게 나타났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나타내는 총자본순이익률도 지난해 기준 3.39%로 신용평가업계 평균인 3.31%를 넘었고, 한국은행 평균인 1.39%를 1.92%p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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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디펜스가 수주 견인하는 '쌍두마차'
현대로템은 크게 철도차량 등을 생산 개발하는 레일솔루션, 방산 관련 디펜스솔루션, 에코플랜트 3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일과 디펜스 부문이 수주 증가를 활발히 견인 중이다. 사업보고서 기준 생산 가동률은 레일솔루션이 91.6%, 디펜스솔루션 102.9%, 에코플랜트 부문 72.3%로 에코플랜트 부문을 제외한 두 사업 부문이 100%에 근접하거나 초과하고 있다.
특히 디펜스솔루션이 현대로템의 실적을 뒤에서 밀어주고 있다면 레일솔루션은 향후 든든한 미래를 책임질 수익원으로 주목된다. 현대로템이 상반기 신규 수주한 2조7491억원 중 레일솔루션 수주액은 2조2123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수주잔고에서도 전체 18조9915억원(2024년 상반기말 기준) 가운데 레일솔루션 부문 잔고가 13조3196억원으로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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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레일솔루션 부문의 확고한 매출 증가세는 디펜스솔루션 부문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큰 폭의 변동성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육·해·공을 불문하고 방위산업은 사업 간 공백기가 있을 경우 어닝 쇼크가 발생하는 등 변동성 폭이 타 산업 군에 비해 큰 편이다.
레일솔루션의 경우 매출액영업이익률과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 매출액이 각각 전년 대비 0.14%p, 0.04%p 증가해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변동성 위험을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무적 요인을 관리하며 각 사업 부문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한 지표로, 해당 지표가 높을수록 같은 매출액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높아 영업활동의 능률이 높다.
EBITDA 대 매출액 : EBITDA는 영업이익에서 현금이 소요되지 않는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금액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대체 지표로 사용된다. 비율이 높을수록 매출액 대비 벌어들이는 현금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