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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지배구조 개편 플랜B, 궁금점 셋

  • 2024.09.03(화) 08:47

에너빌리티, 밥캣 분할 효과 1.2조 재원은?
캐시카우 밥캣 배당 빈자리, 어떻게 채울까?
에너빌리티, 매수청구대금 어디서 마련할까?

두산 지배구조 개선 플랜B(차선책)는 ①두산에너빌리티를 발전설비 중심의 기존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06%)을 보유한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분할 ②신설 투자회사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으로 추진된다. 두산밥캣의 주인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뀌게 되는데 그룹 측은 이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여력이 1조2000억원 가량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분할합병에서 궁금한 점을 정리해봤다.

마른 수건 짠 투자재원 1.2조 

이번 개편으로 그룹 측이 노리는 효과 중 하나는 두산에너빌리티에 1조2000억원 가량의 투자재원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투자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룹의 재정은 넉넉하지 않다. 2022년 3조원을 상환하며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졸업한 두산이 투자 여력을 만들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으로 마른 수건을 짠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여력 1조2000억원은 직간접익 효과를 합산한 수치다. 차입금 감소 효과 7000억원, 자산 매각으로 인한 현금 유입 5000억원 등이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는 7000억원의 빚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주식을 담보로 약 7000억원을 마련했다. △해외공모사채 3억 달러(4015억원) △장기차입금 2500억원 △장기차입금 700억원 등이다. 각각 두산밥캣 주식 1100만주, 1110만주, 150만주가 담보로 잡혀있다. 이번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이 차입금에 대한 원리금 지급 의무는 두산로보틱스로 이전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선 7000억원이 넘는 빚이 사라지는 것이다. 

나머지 5000억원은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다.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맡아온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골프장(라데나GC) 운영사 두산큐벡스 3709억원, 해외 계열사인 D20 Capital LLC 644억원 등의 매각을 통해서다. 두산큐벡스는 두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에, D20 Capital LLC는 두산로보틱스에 각각 팔린다. 두 거래 모두 이번 분할합병이 전제조건이다. 계열사 거래를 통해 그룹에서 현금 5000억원을 두산에너빌리티에 지원하는 셈이다. 

배당 빈자리 채운 이자 절감 효과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선 캐시카우 두산밥캣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7월 두산밥캣 인수 이후 2022년 921억원, 2023년 753억원, 2024년 1분기 369억원 등의 배당금을 두산밥캣으로부터 받았다. 이번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연간 수백원대의 배당 수익이 끊어지게 된다. 

그룹은 배당의 빈자리를 이자 절감 효과로 채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주식을 담보로 일으킨 차입금이 이관되면, 연간 500억원 가량의 이자 부담이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해외공모사채 3억 달러의 이자율은 5.5%로, 연간 220억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마지막 변수 주식매수청구

두산에너빌리티의 자산매각 대금이 온전히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룹 측은 두산큐벡스 등을 매각한 5000억원을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주식매수청구대금으로도 쓸 계획이다. 

이번 분할합병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더라도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회사 측은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한도는 6000억원.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2만890원으로, 현재 주가(1만7890원)보다 높은 상황이다.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주식매수청구가 대거 몰리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산매각대금을 투자재원이 아닌 주식매수에 써야 한다. 이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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