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베인캐피탈 연합이 애매한 공개매수 결과를 내놨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서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를 최소화했다는 이점은 있다. 하지만 의결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베인캐피탈의 지분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의결권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28일 고려아연은 233만1302주(11.26%)를 공개매수 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204만30만주(9.85%), 베인캐피탈 29만1272주(1.41%)다.
지난 4일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시작하면서 제시했던 최대 목표 물량은 414만657주(20%)였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목표치의 56%를 달성하는 데 그친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최대 목표치의 56%에 머물면서 안분 비례에 따라 베인캐피탈의 지분이 1.41%에 머문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1.41% 확보하는데 그친 것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한 자사주 9.85%는 의결권이 없어 주총에선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목표했던 20%를 모두 공개매수에 성공했다면 베인캐피탈이 목표물량인 2.5%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자사주 소각이후 지분희석 효과로 의결권 경쟁에서 영풍·MBK 연합에 더 밀릴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어느 쪽이 더 고려아연에 유리한지 애매한 상황인 셈이다.
이번 공개매수 결과를 반영한 고려아연 지분 구조를 보면, 최훈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15.65%, 현대차·한화·LG화학 등 우호지분 18.36%, 베인케피탈 1.41% 등 총 35.42%다. 자사주는 기존 물량 2.41%에 이번 공개매수 9.85%를 더한 총 12.27%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자사주 9.85%는 소각하고, 기존 물량인 2.41% 중 1.4%는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의결권을 살리는 방안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14일 끝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10만5163주(5.34%)를 확보했다. 최소 목표치 7%는 채우지 못했지만, 기존 고려아연 지분 31.3%에 공개매수 참여 물량을 더하면 총 38.47%를 확보했다.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연합보다 의결권 경쟁에서 한발 앞선 것이다.
앞으로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려아연은 주총 개최를 최대한 늦추고 기존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할 방안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