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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후폭풍' 주주 설득 나선 삼성SDI…"다각도 재원 마련"

  • 2025.03.19(수) 16:02

"보유 자산 매각·회사채 발행 등 추가 검토"
이복현 금감원장 "삼성SDI 유증 긍정적"

최근 5년간 삼성SDI 주가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삼성SDI가 캐즘 이후 개선될 배터리 업황에 대응키 위해 재원 마련방안을 추가 검토한다. 최근 이뤄진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자산 매각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수요는 올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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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공격 투자 기조 꺾여선 안돼"

삼성SDI는 19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 이날 이목은 지난 14일 결정된 유상증자에 쏠렸다. 주주들의 질문은 유상증자 배경과 주가 방어 대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집중됐다. 유상증자 외 차입금 등 다른 방법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는 없었는지 물었다. 

3년간 70% 가까이 하락한 주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선물 옵션처럼 고위험군에 투자한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전세금을 잠시 투자했는데 날아갔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총 현장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19일 삼성SDI 정기주주총회 현장 앞에서 트럭 시위 중인 소액주주연대./사진=강민경 기자

이에 임시 의장을 맡은 김종성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건실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중장기 성장을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며 "이에 지난 1년 사이 순차입금이 5조원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삼성SDI 차입금은 1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해당 기간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8800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순차입금은 9조7000억원에 달한다. 2023년 말 순차입금(4조1700억원) 대비 5조5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순차입금 비율도 분기가 거듭될수록 악화했다. 삼성SDI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2분기 29.6%에서 3분기 35.0%, 4분기엔 45.1%로 올랐다. 설비투자에 6조6000억원을 투입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삼성SDI 재무 투자 및 주요지표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중장기 관점서 투자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 대비 적겠지만 배터리 산업 특성상 2~3년 투자가 선행돼야 실적이 따를 수 있다"며 "내년과 내후년께 또다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데 캐시플로우는 적자일 수 밖에 없고 자금은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 발행 또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포함한 기타 보유자산을 활용해 추가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 상황서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유상증자가 보다 낫다는 시각이었고, 결국 순서의 차이일 뿐 한가지 수단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투자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김 부사장은 "GM 합작법인, 헝가리 신규 공장, 전고체 배터리 등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며 "최대 주주인 삼성전자도 잘 설득해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서 신임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된 최주선 사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중점심사 대상 1호로 삼성SDI가 선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선정 사실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며 "유상증자 취지에 대해 당국에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이 19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강민경 기자

'프리미엄' 타깃 총공세 나선다

아울러 삼성SDI는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 및 수주 확대 △원가절감 혁신 등을 3대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구현 비전을 달성,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완료,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를 1분기부터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유럽·아시아 주요 완성차업체로부터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를 수주했고, 46파이와 리튬인산철(LFP) 프로젝트도 수주 확정 단계에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내 다음 단계인 고용량화와 양산 기술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삼성SDI 유증 중점심사와 관련 "금감원의 유상증자 심사는 신속한 심사를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라며 "삼성SDI의 투자 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삼성SDI 유상증자와 관련해 증권신고서 상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충분히 기재돼 있다면 최대한 신속히 자금 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증권신고서 심사를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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