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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키워 EV와 함께"…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략 내놨다

  • 2025.04.20(일) 09:00

내연기관보다 연비 45% 높은 2.5 터보 HEV 공개
내년 후륜 2.5 터보 HEV 첫선…제네시스 확대 적용
e-AWD·스테이 모드·V2L 등 전기차급 기능 탑재

현대차그룹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개최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현대차그룹이 전기와 가솔린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를 단순히 과도기에 머무는 기술이 아닌 전략 기술로 재정의에 나섰다.

그동안 소형·중형차에 집중됐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넓히기 위해 팰리세이드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다. 이후 전 차급은 물론 제네시스 전용 파워트레인 개발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V2L 등 전동화 특화 기술도 함께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전환 속도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하이브리드를 통해 그룹의 전동화 기술력을 폭넓게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모터 하나 더 얹었더니…하이브리드의 체급이 달라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열고 하이브리드 기술과 그룹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규 파워트레인과 전동화 특화 기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신규 변속기에 두 개의 모터를 내장하고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번에 공개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소형차부터 대형 SUV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출력 범위를 넓힌 게 특징이다.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까지 다양한 엔진 조합이 가능하고, V2L, e-AWD, 스테이 모드 등 전기차에서 쓰이던 기능도 포함됐다.

핵심은 '모터를 두 개' 쓰는 구조다. 기존 하이브리드는 바퀴를 굴리는 데 쓰는 모터(P2) 하나만 장착돼 있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엔진 시동과 발전, 구동 보조까지 담당하는 또 하나의 모터(P1)를 추가했다. 

쉽게 말해 P2는 달리는 데 쓰이고 P1은 시동 걸고 배터리 충전하고 필요할 땐 힘까지 보태는 보조 역할을 한다. 이 두 모터를 함께 쓰는 구조를 'P1+P2 병렬형'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은 마찰 손실이 적고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팰리세이드(2WD 7/9인승 18인치 휠 기준)에 탑재된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연비가 14.1km로,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45% 높고 출력은 334마력으로 19% 늘었다. 토크도 46.9kgf·m로 9% 향상됐다. 

변속기도 달라졌다. 고출력 엔진과 조합할 수 있도록, 변속기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토크를 기존보다 25% 높였다. 냉각 구조도 최적화해 더 높은 출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게 했다. 구조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출력 밀도는 21%, 토크 밀도는 7% 높였다.

이 같은 기술 진 화덕분에 중소형 중심이었던 기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형 SUV는 물론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운전 감각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모터를 활용한 변속 제어 기능(ASC)이 개선돼 변속이 더 빠르고 부드러워졌고 전기 모터로 주행하다가 엔진이 개입할 때 생기는 이질감도 줄였다. 

전기차급 기능 탑재로 HEV 경험 확장

이용주 차량에너지제어개발팀 연구원이 V2L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전기차에서 먼저 쓰이던 기능들이 하이브리드에도 본격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e-AWD, 스테이 모드, V2L(Vehicle to Load) 등 전동화 특화 기술을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탑재해 기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AWD는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e-VMC 2.0은 승차감과 차체 제어 능력을 함께 높인다. 

e-VMC 2.0은 다시 세 가지 하위 기술로 구성된다. 코너링 시 좌우 흔들림을 억제하는 e-핸들링 2.0, 돌발 상황에서 차량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e-EHA 2.0,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상하 진동을 줄여주는 e-라이드 2.0이다.

스테이 모드는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정차 중에도 엔진 시동 없이 공조와 멀티미디어 등 차량 내 편의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배터리 잔량이 70~80%일 때 최대 1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며 도착 2km 전부터 자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대기 상태를 준비하는 예약 기능도 탑재됐다.

V2L 기능도 눈길을 끈다. 외부 기기에 차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이 기능은 지금까지 전기차에만 적용됐던 기술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활동 시 유용하며 커피포트·전자레인지 같은 가전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전자레인지는 약 30분, 커피포트는 약 20분, 빔프로젝터는 약 4시간 동안 사용 가능하다. 소비전력이 낮은 LED 조명은 이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활용할 수 있다. 출력은 전기차와 동일한 최대 3.6kW까지 지원되며 엔진 작동 시에는 연료를 활용해 지속 사용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차량이 내비게이션 정보와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생 제동 강도를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 제동, 경로 기반으로 충방전 전략을 최적화하는 HPC(Hierarchical Predictive Control) 등 기능이 추가됐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핵심 전동화 수단으로 육성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한동희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열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 참석해 기술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동희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엔진, 변속기,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경험과 전동화 기술력을 집약해 혁신적인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전기차 전환기에 전동화 기술력을 적극 활용한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환경친화적이고 우수한 성능의 차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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