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방산·조선업계 대표주자들이 오는 28일부터 나흘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총출동한다. MADEX는 우리나라 해군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해양 방위 산업 전문 전시회다. 지난 1999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에는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한화 방산 3사(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12개국 15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HD현대가 선보일 '해양방산'의 미래
먼저 HD현대중공업은 218㎡(제곱미터) 규모의 전시관을 꾸려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공략을 위한 미래 청사진을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HD현대중공업은 수출형 호위함과 무인전력 운영에 최적화된 미래형 전투함 등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의 전시 부스는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국내함정 섹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비롯해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인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을 배치했다.
수출함정 섹션에서는 필리핀과 페루에 수출하는 호위함들과 함께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고기능·고사양의 대양작전용 6500톤급 호위함을 최초 공개한다.
미래섹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미래함정 콘셉트 'HCX 시리즈'의 진화형인 'HCX-25'와 AI(인공지능) 기반의 유·무인복합전력 기함(지휘함)이 될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시리즈를 전시한다. 차세대 스텔스 함정을 형상화한 부스도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운영한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전시회 기간 중 K-해양방산의 '개방·융합·확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관람객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개막 첫날인 28일에는 전시장을 방문한 국내외 군·방산 고위 관계자들을 환영하는 리셉션을 개최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국 등 30여 개국의 해군 대표단이 자사 부스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 해양방산 협력 강화는 물론 각국과의 해양방산 네크워크와 인도·태평양 방산 벨트화를 더욱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K-해양방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MADEX 2025는 HD현대중공업의 독보적인 함정 기술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K-해양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개방과 융합, 확장의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통합관 첫 운영…통합솔루션 비전 구현
한화는 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3사의 통합관으로 맞불을 놓는다. 한화가 마덱스에서 한화 통합관을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관은 미래 해양 통합 솔루션 비전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실물 전시와 디지털 콘텐츠를 현장에서 동시 구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화 방산 3사의 미래 해양 통합 솔루션은 수상함과 잠수함 등 한화오션의 함정 역량에, 전투체계(CMS) 시장 강자인 한화시스템의 무인체계가 탑재되는 게 기본 골격이다. 여기에 잠수함 잠항 능력을 극대화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역량까지 더해져 통합 기술 시너지가 완성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우선 한화오션은 수상함·잠수함에서부터 무인함정까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함정을 대거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되는 함정들은 무인함정 10종, 수상함 4종, 잠수함 3종 등 총 17종으로 전시모형과 디지털 목업(Mock-up)으로 구성된다.
무인함정 부문에서는 전투용 무인잠수정(UUV)과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을 공개한다. 유·무인체계지휘통제함은 다양한 유인 및 무인 전력을 탑재·통제하며 해상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상함 부문에서는 미래형 구축함과 최신예 대탄도탄 요격 능력이 추가된 차세대 호위함을 처음 선보인다. 미래형 구축함은 전기추진체계, 통합마스트, 첨단함형, 통합네트워크, 스마트 함교, 병력절감 스마트함정 등 미래 기술이 적용된다.
잠수함 부문에서는 3000톤급, 2000톤급, 미래형 잠수함 등 다양한 함형별 모델을 전시한다. 미래형 잠수함은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탐지가 불가능한 무소음의 최고 사양 잠수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기술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김일홍 한화오션 특수선설계담당 상무는 "이번 전시회는 기존에 개발된 함정의 전시보다는 최첨단 미래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으로 구성했다"며 "적용된 기술에 대해서는 해군 및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차후 새로운 함정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전방 해역 최일선에서 적(敵)의 전진기지 침투를 막을 '전투용 무인수상정'을 최초 공개한다. 또 함정 전투체계와 해양무인체계 기술 역량의 공통분모인 전투용 무인수상정과 자폭용 무인수상정도 첫 공개할 계획이다.
한화는 개막 첫 날인 28일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고위 관계자와 외국 고위급 대표단, 방산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을 초청해 '칵테일 리셉션'을 열고 해양 방산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첫 참가 현대로템, 최대 부스 꾸린 LIG넥스원
마덱스에 첫 참가하는 현대로템은 상륙작전에 특화된 유무인 복합체계(MUM-T) 역량을 소개한다. 수십 년간 축적해온 지상무기체계 역량을 기반으로 수상과 육상을 오가는 상륙작전에서도 최적화된 임무수행이 가능한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유무인 복합체계 대표 제품인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HR-SHERPA)'다. HR-셰르파는 현대로템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동화 무인 플랫폼으로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다. 2018년 최초로 공개된 이후 꾸준한 성능개량을 거치며 지난해에는 최신형 4세대 모델까지 나왔다.
이밖에 K2 전차의 수출형 모델인 K2EX를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전차를 선보이며 주력 제품군인 전차 부문 역량도 알릴 계획이다. 또 차륜형지휘소용차량, 차륜형의무후송차량 등 야전 지휘, 의무용으로 계열화한 모델들도 전시한다.
LIG넥스원은 단일업체 기준 최대규모인 280㎡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차세대 스텔스 함정을 형상화한 부스 외에 LIG넥스원만의 '미래 첨단 해양 무인화 솔루션'을 전시한다. 또 별도로 마련된 해병대 전시구역에는 상륙전과 해안방어전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에서 미래 무인수상정의 기준이 될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전면에 내세운다. 해검-X는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레이다(MFR)를 탑재해 탐색 성능을 높인 게 특징이다. 20㎜ 원격무장체계(RCWS)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 등 LIG넥스원의 무장도 장착했다.
LIG넥스원은 함대공유도탄-Ⅱ와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대드론통합재머 등도 공개한다. 함대공유도탄-Ⅱ는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SM-2급 함대공유도탄을 국내연구개발하는 사업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KDDX에 탑재해 함정을 공격하는 항공기와 순항유도탄을 요격할 수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마덱스 2025에서 선보인 능력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이 추구하는 유·무인 복합체계 실현을 뒷받침하고, 세계 해양 방산시장에서 해양 강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