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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산업이 살 길]③`연금시장` 끌리긴 하는데

  • 2013.12.30(월) 11:17

M&A 유인책으로 연금저축신탁 허용..`안정성` 추구
은행권서 이미 선점..증권사 경쟁력 확보 쉽지 않을듯

최근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성장동력 중 하나는 바로 연금시장이다. 퇴직연금과 함께 개인적으로 연금을 마련하는 개인연금 상품이 조명받으면서 관련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니즈를 반영해 정부는 인수합병(M&A) 1000억~30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증권사에 개인연금신탁 업무를 허용했다.

 

그러나 개인연금신탁 허용은  다른 인센티브보다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유독 많다. 이미 동일한 구조의 상품이 은행을 통해 팔리는데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따른 매력이 증권사들에게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노후를 위해 어느정도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야 하는 연금의 특성상 아직까지 증권사들이 자유자재로 요리하기 버겁고 고객들의 접근성 면에서도 은행이나 보험에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게 현실이다.

 

◇ 개인연금신탁, 원금보장형에 안정추구..은행 영역

 

연금저축 계좌는 취급 기관에 따라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으로 나뉜다.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고 증권사에서도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는 주식부터 해외펀드까지 다양한 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자산의 다양성 면에서는 연금저축펀드가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연금저축 가입자 중 6%선에 불과하다.

 

반면 은행들이 파는 연금저축신탁은 원금보장형이기 때문에 금리나 채권형 형태를 띠고 주식 비중도 10%미만으로 낮다.  정부가 증권사들에게 허용한 개인연금신탁은 바로 이 원금보장형 연금저축신탁이다. 연간 1800만원 범위 내에서 5년 이상 납입을 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보험사가 취급하는 연금저축보험 역시 금리형 상품으로 확정형이면서 종신형태의 연금수령을 택할 수도 있다. 전체 연금저축 시장에서는 보험사가 가장 선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 비중은 56%에 달한다.

 

▲ 연금저축 적립금 증가율(위, 출처:금감원, 단위:%)

개인연금저축 상품별 적립금 비교(출처:금감원, 단위:억원)

 

◇ 이미 시장선점 이뤄지고 성장성도 낮아

 

이미 증권사들은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판매하고 있고 정부가 증권사들에 허용하려는 연금저축신탁은 사실상 은행의 영역이다. 따라서 증권사들에게 개인연금신탁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은행과 중복되는데다 기존에 판매해온 연금저축펀드를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이 크게 도움이 될지 여부는 물음표다.

 

신사업 영역인 면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미 시장 선점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들이 증권사에 일부러 찾아가 연금신탁을 들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증권사에서 개인연금 상품을 든다면 연금펀드가 더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개인연금 특성 상 노후에 대비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연금수익률을 맞춰주려면 증권사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금저축신탁은 안정성 이외에 특별한 장점이 없다"며 "원금에 대해 매년 1%의 신탁보수가 부과되는데다 수익률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 추이를 보면 연금보험과 달리 연금저축신탁은 거의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도 큰 폭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나타나긴 하겠지만 가입자 증가율이 높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세제개편으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매력이 크게 축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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