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이 '동양사태'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불완전판매 보상금을 934억원으로 추산하고, 이를 회계상에 반영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불완전판매 배상금에 대한 ‘기타 충당부채’로 934억원을 재무제표(2013년 말)에 반영했다. 충당부채란 과거의 사건·거래에 따라 자원(현금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를 재무제표의 부채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동양증권이 작년 동양사태(사건)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할 배상금을 934억원(현금)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동양증권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부실 동양그룹 회사채와 CP(기업어음)는 1조5776억원에 이른다. 작년 10월 동양시멘트 등 5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CP 등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동양증권은 “감독당국의 분쟁 조정 등의 결과로 지급될 수 있는 불완전판매 배상금에 대해 합리적 가정 하에 추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배상규모와 배상비율을 결정하게 되면, 피해자들은 우선 발행회사(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로부터 일정 부분 변제받게 된다. 동양증권은 변제된 금액을 제외한 손실액을 배상비율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동양증권의 배상금이 934억원을 넘어 설 가능성도 크다. 작년 말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이 2000억원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배상비율에 따라 배상금은 최소 1339억원에서 최대 6310억원까지 이르렀다.
배상금이 동양증권 인수전의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지난 27일 대만 1위 증권사 유안타증권(元大證券)은 동양증권 우선협상대장자로 선정됐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6일 동양증권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인수금액으로 1250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 14일 전까지 최종 가격협상이 진행된다. 주주총회에서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이 상정되며, 유안타증권은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은 작년 10월부터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왔다"며 "불완전판매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배상금이 이번 인수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