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4~12월) 17억7391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9개월치 급여는 4억4516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급여의 3배에 이르는 성과급(13억2875만원)을 받으면서 연봉이 확 튀었다. 작년 연봉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장기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누적 이연 성과급 16억9653만원도 쌓여있다.
증권업계 ‘맏형’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김기범 대표이사에게 총 5억1594만원을 지급했다. 이번에 연봉이 공개된 증권사 임원 중 가장 적은 액수다. 급여는 4억5614만원으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보다 많이 받았지만, 상여가 5983만원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CEO 보수의 특징은 ‘능력에 따른 인센티브’였다. 중소형사 메리츠증권과 대형사 대우증권 대표이사 보수 차이가 단적인 예다.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에 올린 최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13억원)이 지급됐지만, 실적이 부진한 김 대표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6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ROE 업계 1위를 차지했다”며 “영업 직원들의 급여도 업계 톱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증권업계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규모가 작고 특정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중소형 증권사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일하게 종금 면허를 가진 메리츠증권과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선전하는 동안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사들은 실적이 악화됐다. 대형사 CEO의 굴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 중 보수가 5억원이 넘는 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제갈걸 전 HMC투자증권 대표이사였다. 작년 말 고문으로 물러난 제갈 대표는 총 19억8500만원을 받았다. 급여와 상여로 받은 7억2000만원 외에 퇴직소득 12억6500만원이 더해지면서 증권업계 ‘연봉 킹’에 올랐다. 일선에서 물러난 김신 전 현대증권 대표이사(16억8200만원)와 주원 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10억2500만원), 임일수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7억2300만원) 등도 보수가 높은 편이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현직 증권 CEO 가운데 가장 높은 보수를 받았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도 12억5700만원을 받았다. 그 다음은 김석 삼성증권 사장이었다. 급여 5억3000만원을 기본으로, 상여(2억7600만원)와 기타 근로소득(8억9300만원) 등 총 16억7200만원을 받았다. 기타 근로소득은 ‘삼성 신경영 20주년 격려금’ 등의 특별상여와 복리후생으로 구성됐다. 김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11억7500만원)와 함께 대형사 자존심을 간신히 지켰다.
세 번째는 13억4100만원을 받은 강찬수 KTB투자증권 대표이사였다. 강 대표는 작년 9월 취임해 4개월간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4개월치 급여로 5억549만원을, 업무추진비로 3459만원을 받았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월급(1억3502만원)을 받는 셈이다. 여기에 강 대표는 8억100만원(자사주 30만주) 규모의 스톡그랜트도 받았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고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방식이다.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 현재현 동양증권 회장 등 증권사 오너들은 6억~8억원대 보수를 받았다. 또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는 6억3700만원, 최형호 비엔피파리바증권 대표이사는 7억800만원을 받았다.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KB투자증권, SK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NH농협증권, 동부증권 등은 임원의 보수가 5억원이 넘지 않았다.
<증권업계 보수 5억원 이상 현직 등기임원>
회사명 | 등기임원 | 직위 | 보수총액 | 비고 |
메리츠증권 | 최희문 | 사장 | 17억7300만원 | 전문경영인 |
삼성증권 | 김석 | 대표이사 | 16억7200만원 | 전문경영인 |
KTB투자증권 | 강찬수 | 대표이사 | 13억4100만원 | 전문경영인 |
메리츠증권 | 김용범 | 사장 | 12억5700만원 | 전문경영인 |
한국투자증권 | 유상호 | 대표이사 | 11억7500만원 | 전문경영인 |
KTB투자증권 | 권성문 | 회장 | 8억400만원 | 오너일가 |
유진투자증권 | 유창수 | 대표이사 | 7억5000만원 | 오너일가 |
동양증권 | 현재현 | 회장 | 7억3300만원 | 오너일가 |
키움증권 | 김익래 | 회장 | 7억3200만원 | 오너일가 |
비엔피파리바증권 | 최형호 | 대표이사 | 7억800만원 | 전문경영인 |
대신증권 | 이어룡 | 회장 | 6억8400만원 | 오너일가 |
현대증권 | 윤경은 | 대표이사 | 6억3700만원 | 전문경영인 |
삼성증권 | 안종업 | 부사장 | 5억8700만원 | |
대우증권 | 김기범 | 대표이사 | 5억1500만원 | 전문경영인 |
<증권업계 보수 5억원 이상 퇴임 등기임원>
회사명 | 등기임원 | 직위 | 보수총액 | 비고 |
HMC투자증권 | 제갈걸 | 대표이사 | 19억8500만원 | 2013년 퇴임 |
현대증권 | 김신 | 대표이사 | 16억8200만원 | 2013년 퇴임 |
KTB투자증권 | 주원 | 대표이사 | 10억2500만원 | 2013년 퇴임 |
한화투자증권 | 임일수 | 대표이사 | 7억2300만원 | 2013년 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