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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신종자본증권]①저금리속 매력발산..비결은?

  • 2014.04.30(수) 10:36

하이브리드채권·영구채로 불리기도
`재테크 수단` 꾸준히 각광..유동성은 낮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종자본증권이 재테크 수단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저금리가 심화되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이 매력을 더 부각시켰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투자처로 모색하고 있다. 고금리인 만큼 리스크도 존재한다. 발행주체로서는 과거만큼 발행유인이 줄어든 점도 유의해야 한다. 특히 투자자들이 접하기 쉬웠던 은행 신종자본증권의 장점도 예전보다 반감됐다. 이름부터 쉽지 않은 신종자본증권의 매력이 뭔지, 시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을 조목조목 짚어봤다.[편집자주]

 

직장인 김수호(43·가명)씨는 한동안 은행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해 재미를 쏠쏠히 봤다. 고위험이라곤 하지만 은행이 발행해 비교적 안전한데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었다. 본래 만기가 길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과 스텝업(금리상향) 조건이 붙어 있어, 사실상 은행채와 비슷하면서 제공하는 금리는 더 높았다.

 

하지만 최근 김씨는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신규 물량도 거의 없는데다 은행이 앞으로 발행하게 될 신종자본증권의 조건이 예전만큼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관심은 있지만 구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주식도 아닌 것이 채권도 아닌 것이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지닌 유가증권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Hybrid) 채권'으로 불린다. 만기가 워낙 길어 '영구채'라는 이름도 붙었다.

 

신종자본증권이 주식과 비슷한 점은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일반기업과 은행이 모두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할 수 있다. 발행기업이 부도가 나면 채권과 후순위채보다 상환 순위가 밀린다. 반면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도 존재한다.

 

국내에서의 역사는 길지 않다. 2000년 초반에 도입이 됐고 당시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종자본증권을 대거 발행했다.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바젤Ⅱ 기준 하에서 기본자본(티어1)으로 인정됐다.

 

은행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붐은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때 크게 일었다. 모두 자기자본 확충 필요성이 높아진 때다. 은행들은 당시 높은 금리로 발행됐던 신종자본증권을 회수하는 추세에 있다. 발행 당시 시중금리보다는 1%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요즘엔 금리가 낮아지면서 3~4%포인트까지 높은 이자를 주고 있다.

 

2010년만해도 금융권에서는 발행이 전무했지만 2011년과 2012년 주로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나오다 지난해에는 은행에서만 2조5000억원이 넘게 발행됐다. 2003년과 2012년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5년과 10년이 지난 시점이다. 차환수요와 신규발행 수요가 겹친 것이다.

 

기업들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이어 2012년4월 상법을 개정한 후에야 발행제한이 풀렸다. 이제 갓 2년이 지난 셈. 기업 입장에서도 여러 매력 덕분에 신종자본증권은 계속 주목받았다.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의결권이 없다보니 지배구조에 영향이 없고 이자가 주식배당과 달리 비용으로 구분돼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신종자본증권은 2조5000억원 가까이 발행됐다.

 

 

▲ 신종자본증권과 채권 금리 비교(출처:한국투자증권)

 

◇ 한때 7~8% 이자 쏠쏠..`위험` 요소도 살펴야

 

투자자들에게도 신종자본증권은 매력적이다. 시중 금리는 물론 보통의 은행채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본래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높지만 발행자의 콜옵션과 함께 스텝업 조건이 붙으면서 은행들이 대부분 5년 안에 상환을 해주는 구조가 많았다. 실질적으로는 만기 5년의 채권 구조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은행 신종자본증권은 동일 등급 은행채 대비 1.5%포인트 이상 고금리로 발행된다며 고금리 투자매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A-급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3%대인 반면 등급이 더 높은 신종자본증권은 최대 5~6%대의 이자를 주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 외환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현재까지 7~8%대의 이자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장기채이기 때문에 투자 시에는 세제혜택까지 부여된다. 장기채를 3년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가 가능해 고액자산가라면 눈여겨 볼만 하다.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은행 창구를 통해서도 판매됐고 채권시장에서도 유통되면서 접근도 비교적 용이했다. 특히 지난해 은행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소매 판매가 급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은행 신종자본증권을 사모형식으로 판매, 500억원 이상을 팔았고 신한금융투자도 200억원 어치 판매한 바 있다.

 

고수익의 배경엔 고위험이란 측면도 있다. 발행기업이 파산하는 경우, 일반 채권은 물론 후순위채보다 변제순위기 밀린다. 또 발행기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조기에 상환을 받을 방법이 없다. 만에 하나 부실기업으로 지정되면 이자가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 유동성이 다른 채권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점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만기가 매우 장기이고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증권인 만큼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자에 적합한 유가증권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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