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보다는 '최종 딜러(deal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페리 멀링 콜럼비아대 교수는 19일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 2014 만찬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진단했다. 멀링 교수는 화폐 경제 이론의 대가로 화폐 경제와 금융, 화폐 경제 역사 등에 대해 연구해왔다. 현재 신경제사고연구소 학술위원회 위원과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 포럼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최종 대부자는 금융시장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종적으로 자금을 공급해주는 기관으로 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이 같은 역할을 해왔다. 최종 대부자 개념을 처음 제시한 월터 바제호트는 최종대부자인 중앙은행이 위기 발생 시 무제한의 자금을 제공하되 모럴 헤저드 등을 감안해 패널티 금리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멀링 교수는 현대 금융시스템과 중앙은행의 최종 대부자 역할에 대한 철저한 분석 평가가 필요하다며 불안정한 시기에는 미국 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가 아닌 '최종 딜러'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위기 시에 시장 유동성을 창출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사용해 자산가격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나 거래에만 주목하는 것은 잘못이며 연준이 어떤 종류의 유동성 거래(dealing) 옵션을 시장에 약속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선진 6개국의 중앙은행간 스왑거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화폐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브릭스 국가들의 신개발 은행이나 위기준비금 체제의 설립 등의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