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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파생상품이 몰려온다] ①기존상품 장점 융합한 ETN

  • 2014.09.26(금) 11:24

ELS·ETF 단점 줄여..투자자·증권사 윈윈 기대
발행증권사 신용도 중요..ETF와 차별화 `관건`

파생시장 관련 신상품들이 줄지어 대기중이다. 11월 중 상장지수증권(ETN) 거래가 개시되고 변동성지수선물과 섹터지수선물 상장도 예정돼 있다. 새로운 시장은 투자자들을 설레게 한다. 이제껏 접하지 못한 상품에 대한 `기대`가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먹거리가 푸짐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파생상품인 만큼 생소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상품의 특성과 내재된 리스크들을 요모조모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편집자]

 

 

주식만 투자하는 시대는 갔다.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미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익숙한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11월에는 ETN이 새롭게 거래된다. ETN은 ELS와 ETF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ELS와 ETF의 단점을 해소하고 장점은 취하면서 이들을 능가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발행주체인 증권사들도 설렌다.

 

◇ ELS·ETF 단점 빼고 장점 담고

 

직장인인 김명주(37·가명) 씨는 한동안 ELS를 열심히 거래했다.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ELS는 위험이 크지 않으면서 수익률도 적당히 높았고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 가입도 가능해 최근 중위험 중수익 트렌드에 딱 맞았다. 하지만 김 씨에게는 마음 한구석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조기상환 조건 등 수익구조가 복잡한데다 중도 환매가 어렵다는 부담도 따라다녔다.

 

또 다른 직장인 이정식(43·가명) 씨는 주로 ETF를 거래한다. 펀드를 투자하다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를 시장에 상장시켜 거래하는 ETF가 나온 후 갈아탔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도 저렴하고 환매신청 후 수일뒤에나 환매가 가능한 펀드보다 환금성도 뛰어났다. 이 씨에게도 불만이 있다.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와 ETF 지수간에 오차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문제였다. ETF 기초자산이 일부에만 한정됐고 매매를 위한 유동성이 적은 경우도 나왔다. 

 

ETN은 만기에 기초지수 수익률 지급을 보장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이름에 채권 개념의 'Note'가 들어가 있지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자는 물론 배당을 주지는 않는다. 

 

ETN이 주목받는 이유는  ELS와 ETF의 단점을 쏙 빼고 장점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ELS와 파생결합증권(DLS)이 있지만 ELS보다 구조가 훨씬 단순하고 만기이전에 사고 팔 수 있다. 기초지수를 바탕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점도 다르다.

 

거래소에 상장되고 기초지수가 있다는 점에서는 ETF와 유사하다. 하지만 ETF는 만기 없이 주식처럼 거래되는 반면, ETN은 만기가 있다. ETF에서는 기초지수와 ETF지수 간에 차이가 존재할 수 있지만 ETN은 오차 없이 반영이 된다. ETF가 지구 구성종목을 편입하는 반면 ETN은 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을 제공하면 된다.

 

따져보면 만기 전에 유동화가 불가능한 ELS의 단점과 만기가 없고 기초지수간 오차가 발생하는 ETF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셈이다. 구성종목수 역시 5종목 이상으로 ETF(10종목 이상)보다 단순하고 자산운용에도 제한이 없다. 특히 ELS의 경우 손익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ETN은 기초자산만 이해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가 훨씬 수월한 편이다. 지수연계 구조화상품이 장내로 편입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 출처:자본시장연구원,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  새 투자처·새 먹거리 창출 기대

 

ETN의 역사는 10년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짧다.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에서도 크게 활성화돼 있어 파생상품 시장을 선도했던 한국으로서는 도입이 조금 늦은 셈이다.

 

바클레이즈가 2006년6월 일반상품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것이 처음이었다. 미국에서는 ETN을 처음 발행했던 바클레이즈가 여전히 35%이상의 점유율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현재 전 세계 상장된 ETN은 740개 남짓으로 총 자산규모 222억달러 중 90% 이상이 북미에서 거래되고 있다. ETN 역시 파생상품인 만큼 금융위기 여파를 겪었지만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주식형과 상품형이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운용자산 범위는 계속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도 우량주와 상품, 에너지 인프라, 채권지수 등이 도입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기존의 ETF처럼 단기간에  시장이 크게 성장한다면 증권사 입장에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직접 투자에 비해서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다양한 상품에 투자가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다.

 

◇ 발행사 신용 등 위험 고려해야

 

ETN도 파생상품의 일종인 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되고 담보나 보증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발행기관 신용도를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과거 업계 상위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당시 이들이 발행했던 ETN은 모두 상장폐지가 되며 휴지조각이 된 사례가 있다.

 

표영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지수수익률을 보장하는 만큼 발행사 신용이 필수적이고, 신용위험을 최대한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ETN 발행 증권사는 우량한 대형증권사들로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신용등급 AA-이상, 영업순자본비율(NCR) 200% 이상인 증권사로 기준을 정했고 지난해말 현재 기준으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은 9개사만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다.

 

발행증권사의 신용도 외에 ETN 연기 원금손실 위험이 존재한다. 다만 레버리지가 제한되고 벤치마크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손실이 무한정 커지지 않는 중수익 구조로 평가된다.

 

ETF와의 차별성 확보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롭게 발행되는 국내 ETN은 코스피200이나 코스피 레버리지 등 기존에 상장돼 있는 ETF의 기초자산을 활용할 수는 없게 돼 있어 상품구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재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다양한 벤치마크 상품이 ETF에 상장돼 있고 합성ETF와도 구조가 유사하다"며 "ETF시장이 선점하지 않은 벤치마크 지수를 발굴해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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