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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엔저의 진짜 함수관계는..공포 맞서는 낙관론

  • 2014.11.04(화) 10:50

엔화약세 때 코스피 오히려 올라..심리적 공포 더 커
수출주 직격탄 불구, 펀더멘털 훼손 적다 반론

엔저 공포가 또다시 증시를 엄습했다. 엔화 약세는 매번 한국 수출주들을 옥죈 단골악재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엔화값이 상당부분 떨어진 상황에서 엔저압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엔화 약세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눈에 띈다. 과거 엔화 약세 기간동안 코스피가 크게 부진하지 않았고 수출주에 대한 악영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낙관론이 증시에서 어느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실체보다 공포를 더 키울 수 있는 투자심리 면에서는 분명 주목할만 하다.

 

◇ 과거 엔화 약세 보이면 코스피 오히려 올라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주에 부담을 주며 증시를 끌어내릴 것이란 게 통상적인 관념이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이후 달러-엔이 추세적으로 상승했을 당시 코스피는 오히려 1% 안팎으로 올랐다. 수급 측면에서도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1조~3조원까지 유입됐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엔화가 강세를 보인 지난 2012년 2~6월, 2013년 5~6월, 올해 1~2월과 9~10월에는 오히로 코스피가 평균 6.5%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나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인 엔화가 부각된 시기로 파악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방향성은 엔화 약세보다는 글로벌 리스크 강도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도 엔-원 환율과 코스피 지수 상관계수는 -0.55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코스피 지수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우려가 증폭됐던 구간을 제외할 경우 오히려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엔화 약세가 한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엔화 약세 영향력이 달라졌다고 평가도 있다. 달러화 강세가 안전자산으로서 위험선호 약화를 반영하기보다 미국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나타나면서 위험선호 개선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완화정책 발표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코스피 방향성에 대해서는 기존의 고정관념과 다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출주 펀더멘털 훼손 크지 않아

 

엔화 약세에 증시가 벌벌 떠는 실질적인 이유는 수출주 때문이다. 전날(3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등 대표 수출주들은 엔화 약세 심화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수출업종을 각각 뜯어보면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전기전자만해도 원-엔 환율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경쟁력은 일본을 크게 상회한다. 수출 경쟁력이 우위이기 때문에 환율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 운수장비업종과 엔-원 환율(출처:유안타증권)

 

수출주들의 가격복원력도 높다. 환율 여파가 오랜기간 지속되면 주가가 하락하다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엔저 영향이 큰 운수장비업종은 엔저 우려를 반영해 하락한 후 1~2개월이 지나면 엔저가 지속되더라도 지수가 다시 반등하는 탄력을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수출업종 중 하나인 자동차의 경우 펀더멘털 훼손 우려가 과도하며 엔화 약세 관련 우려는 지나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일단 엔-원 환율 여파가 있을 수 있는 일본의 승용차 수출 규모가 크지 않고 달러-원 환율 영향력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박성훈 연구원은 "내수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유지하는게 유리하겠지만 매출확대가 기대되거나 수급이 개선되는 IT 업종 내 선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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