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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오너 회사에 2천억 떼인 대한전선

  • 2014.12.04(목) 16:57

'분식의 기술' 대손충당금 과소계상

 

지난 3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적발한 대한전선 분식회계는 전형적인 `스킬` 가운데 하나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과소계상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대손충당금과 자산 손상차손 등은 회계적으로 인위적 조작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과소계상부터 살펴보자. 대한전선은 2011년 6596억원, 2012년 3962억원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매출채권은 쉽게 말하면 외상으로 물건을 판 것을 말한다.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으로 분류된다.

나중에 돈으로 받으면 문제가 없지만, 떼이면 골치다. 떼일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기업 경영상에 가장 나쁜 신호 중 하나로 꼽는다. 

대한전선도 마찬가지다. 매출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도, 대손충당금을 제대로 쌓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전선이 과소계상한 대손충당금은 2011년 2270억원, 2012년 2147억원에 이른다.

문제의 매출채권은 대한시스템즈의 것이다. 대한시스템즈는 2012년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8억원이었다. 영업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단 얘기다. 여기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채권 상환 목적 자금은 이자비용이나 차입금 상환에 쓰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대손충당금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이 이런 부실한 기업과 계속 거래를 이어온 이유는 뭘까? 지배구조를 보면 답이 나온다. 대한시스템즈는 고(故) 설원량 회장의 아들인 설윤석, 설윤성씨가 지배하고 있다. 당시 설윤석 씨는 대한전선 사장이었다. 오너 개인 회사에 매출채권이 물려있다 보니, 돈을 달라고 재촉하기도 대손충당금을 쌓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작년 9월 대한전선은 대한시스템즈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 회수가능성이 낮다며, 1977억원을 매출채권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뒤늦게 손을 썼지만, 금융당국의 조사는 피해 가지 못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손상차손으로 처리했지만, 2011~2012년에 이미 부실 징후를 알고도 손실 처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전선은 2011~2012년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과소계상했다. 종속기업인 독산복합시설개발제일차피에프브이(주)가 추진했던 주상복합건물 건설용지 등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392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는 “감가상각, 손상차손, 자산재평가 등은 기업이 `장난 치기` 쉬운 회계적 요소”라며 “인위적 조작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허위 매출을 잡거나, 부실 매출채권에 대해 상각하지 하지 않는 것은 많이 발생하는 분식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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