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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롯데하이마트, 위험 자산 '아킬레스'

  • 2015.01.27(화) 17:07

매출채권·미수금·재고 급증..자산 부실화 우려
회사측 "신규매장 늘면서 카드구매 증가한 탓"
`자산 60% 차지` 영업권도 투자심리 짓눌러

롯데하이마트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27일 주가는 5만1800원으로,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9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현재 2011년 상장 당시 공모가(5만9000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불경기, 그룹 리스크 등 여건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주가는 실적을 따라간다. 연결 포괄손익계산서를 보자. 매출은 2013년 3분기(누적) 2조5942억원에서 2014년 3분기 2조7989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1147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증권가는 앞으로 실적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실적 뿐만이 아니니다. 미래 수익의 원천 자산이 부실해지고 있다. 연결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 계정 중 하나인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작년 3분기(누적) 1329억원으로, 2012년 671억원보다 2배 늘어났다. 여기서 기타채권은 미수금을 말한다. 미수금은 2012년 130억원에서 작년 3분기 405억원으로 3배 급증했다. 물건 등을 팔고도 현금을 받지 못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 김용민 기자]


매장엔 재고가 쌓이고 있다. 2012년 2522억원에 머물던 재고자산은 작년 9월 4034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회전율은 2012년 10.1(회전)에서 2014년 3분기 7.6(회전)으로 뚝 떨어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높을수록 좋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매출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이상 신호’다. 보통 매출이 늘어나면 재고와 매출채권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다. 전문가들은 매출과 재고자산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에 대해 “무엇인가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도 최근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와 매출채권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자산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더 골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무형자산 중 하나인 ‘영업권’은 롯데하이마트 자산 부실화의 ‘아킬레스’다. 전문가들은 영업권을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고 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에서 발생하는 ‘웃돈’이다. 2008년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조7348억원의 영업권이 발생했다. 당시 유진그룹이 그만큼 하이마트를 비싸게 인수한 것이다.

영업권은 무형자산이다. 과거 한국회계기준에선 영업권을 일정기간 상각해야했다. 자산을 비용으로 떨어내는 과정인데,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다. 감가상각비용 탓이다. 하이마트도 지난 2008~2009년 2년간 1397억원을 영업권 감가상각비로 처리하면서, 영업이익이 확 깎였다.

하이마트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를 조기 도입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IFRS는 영업권을 매년 상각하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도, 영업권은 그대로 따라왔다. 2010년 이후 5년째 롯데하이마트 영업권은 1조6833억원이다. 영업권은 롯데하이트 총자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자산의 60%가 실체가 없는 자산인 셈이다.

문제는 영업권의 부실 징후가 나타나면, 한꺼번에 거액의 손실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IFRS는 매년 영업권의 손상테스트를 수행해, 손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테스트를 통해 손상 징후가 포착되면, 손상차손을 반영해야한다. 아직까지 손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영업권은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 매장이 많이 늘면서, 카드 구매 액수도 자연히 증가했다"며 "이 때문에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늘어났지만, 바로 회수 가능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이 늘면서 재고 자산도 함께 증가했다"며 "앞으로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하이마트 매장은 2013년 359개에서 지난해 말 436개로 77개 늘었다. 

 

영업권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유진이 합병하면서 생긴 것으로, 부담이 되는 수준이 아니다"며 "매년 손상 징후에 대해 심사를 받고 있고,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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