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빅5’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 대형사들의 경영 성적표는 대우증권의 벽을 넘기에는 힘에 부쳤다. 지난 15일 맨 마지막 날 경영 실적을 공개한 강력한 라이벌 한국투자증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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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자기자본 5000억원(연결 기준) 이상 국내 증권사의 올 1분기 경영 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분석 대상 19개사(3월결산 신영증권 제외)의 연결 순이익은 877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 해 전체 순이익(1조3900억원)의 절반을 채우고도 훨씬 남는 금액이다.
올해 증시 호전으로 주식거래가 활발해져 거래대금이 증가한 데다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2.00%→1.75%)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무엇보다 올들어 증권 업황이 부쩍 좋아진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순익 3위에 머물렀던 대우증권이 1110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951억원으로 변함없이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돋보이는 실적이기는 하지만 대우증권에는 많이 못미쳤다. 순영업수익(3020억원 vs 2540억원)이나 영업이익(1430억원 vs 1240억원)을 보더라도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비교적 큰 격차를 보인다.
이외에 ‘빅5’ 중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이 다음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였다. 이 가운데 현대증권이 성장이 눈부셨다. 작년만해도 1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올 1분기(867억원)만으로 2014년(373억원)의 곱절을 해치우고도 남아 3위로 껑충 뛰었다.
반면 자기자본 1위의 NH투자증권은 844억원으로 순위는 4계단 뛰었지만 4위에 머물러 체면을 구겼다. 작년 1위였던 삼성증권 또한 833억원으로 5위로 떨어졌다. 작년 7월 삼성자산운용 지분(65.3%) 매각차익(921억원)이란 일회성 요인이 없어진 때문이다.
이밖에 지난해 4위에 랭크됐던 미래에셋증권(이하 1분기 연결순이익 687억원)이 6위로, 작년에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메리츠종금증권(673억원)이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신한금융투자(488억원)과 하나대투증권(376억원)도 각각 6, 7위에서 3계단 내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