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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박현주 회장, 가슴에 품은 ‘한 가족’ 융합 해법은?

  • 2015.12.24(목) 14:20

[미래에셋, 대우증권 품다]
중복된 업부·인력 등 난제 산적
‘극과 극’ 기업문화 융화도 관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랑데뷰 앞에 장밋빛 청사진만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무릇 대개의 인수합병(M&A)이 그렇듯, 증권사 M&A 또한 '1+1=3'은 커녕 '1+1=2'의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적잖이 보아왔다. 메가톤급으로 몸집이 커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대우증권 인수전 초반부터 꾸준히 거론되어 온 중복된 업무 통합과 인력 및 지점 축소 해법은 물론 뚜렷하게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증권사의 기업문화 차이로 인해 직원간 화합을 통한 진정한 융합에 성공할 때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 중복 업무·인력 등 숙제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대우증권의 전통적 강점인 리테일과 기업금융(IB) 분야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둘 사이에 중복되는 업무 역시 상당해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큰 숙제다.

 

미래에셋증권의 전문분야인 연금이나 자산관리는 대우증권에서도 최근까지 상당히 공을 들여온 분야다. 대우증권은 올해 연금관리를 내세워 개인연금 고객 확대에 힘을 쏟았고 프라이빗뱅킹(PB)에도 사활을 걸면서 독보적인 PB 하우스 만들기에도 주력했다.

 

업무 통합으로 고객군이 확 넓어질 수 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부서는 물론,  리테일 지점의 경우 일정부분 중첩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리서치센터 등 인력구성이 한정되는 부서도 고민을 안게 된다. 

 

이처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사이에 중복되는 점포나 인력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9월말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전체 직원수(계약직 포함)는 각각 1768명과 2961명으로 4700명에 달한다.

 

지점수(금융투자협회 통계 기준)도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지점과 해외지점이 각각 75개와 7개로 대우증권(국내 102개, 해외 12개)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편이다.  급여 차이도 확연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인당 평균급여액은 5600만원(평균 근속연수 7.5년)으로 대우증권의 7300만원(평근 근속연수 10.13년)과 차이가 꽤 난다.

 

최근 본입찰 참여 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의 유력한 인수자로 알려진 후 미래에셋그룹에서는 완전 고용승계를 강조하며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앞서 NH투자증권의 사례만 봐도 일정부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 NH농협증권과 통합한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두 회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6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 화학적 융합이 진정한 관건

 

물리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조정 우려뿐 아니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직원간의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 여부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그간 유력 인수후보였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해왔고, 구조조정 가능성이 덜한 KB금융지주의 인수에 대해서만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나아가 21일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유력한 인수자로 가닥이 잡히자 대우증권 노조는 매각을 결사 반대하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부터는 우리사주조합과 함께 본격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반대를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뿐 아니라 업계 상위권으로 대등하게 경쟁해온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직원들간의 조화 여부도 관심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각 사의 강점이 극명하게 갈려온데다 두 증권사의 설립 히스토리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화학적인 결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대우증권의 경우 1970년 전신인 동양증권 설립 당시부터 따지면 연혁이 무려 40년이 넘는 전통강호 증권사다. 그만큼 직원들 사이에서도 끈끈함을 자랑하는 오랜 기수문화가 뿌리내려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오너 중심의 증권사로 태동하면서 경력직이 상대적으로 많고 성과주의 중심의 문화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 박현주 회장이 펼칠 화학적 결합의 해법이 무엇보다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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