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사이트 '멜론' 지분을 카카오에 넘긴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현물출자 계약 외에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몇가지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따로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장치와 함께 김 의장이 향후 카카오 주식을 팔 경우 '동반매도'할 수 있는 유리한 옵션을 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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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카카오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지난 11일 카카오와의 현물출자 계약에 따라 카카오 신주 555만5972주를 6062억원(주당 10만9121원)에 확보하기로 했다.
이는 카카오가 로엔의 최대주주 어피니티(61.4%)와 2대주주 SK플래닛(15%, 동반매도청구권 행사시)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1조8742억원에 양수하는 대신 인수 자금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어피니티와 맺은 계약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어피니티와 김 의장이 몇가지 조건의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는 것. 살펴보면 어피니티는 카카오 사외이사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명의 사내이사 및 4명의 사외이사 총 6명으로 구성된 카카오 이사회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김 의장이 경영권 변동을 일으키는 지분 매각시 동반매도청구권(Tag along)을 가질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예를 들어 김 의장이 현 보유지분(20.95%, 신주 발행으로 18.8%로 희석)을 제 3자에게 매도할 때 어피니티가 보유한 주식도 동일한 조건으로 함께 매도해 줄 것을 김 의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동반매도청구권은 투자자가 대주주와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어피니티는 카카오와의 '빅딜'을 통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멜론 지분매각 차익 및 '카카오 3대 주주 등극'이라는 엄청난 금전적 성과 외에도 유리한 조건을 챙기게 된 셈이다.
이번 빅딜이 마무리 되면 어피니티는 카카오 지분 8.3%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외 특수관계인(36.6%)과 중국 텐센트(Maximo Pte. Ltd., 8.4%)에 이어 3대 주주로 등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