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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시계제로]③'폭풍 전야'…파르르 떠는 韓증시

  • 2016.06.21(화) 10:43

EU 탈퇴시 증시 '출렁'…대유럽수출도 적신호
잔류하면 반등수순…전날 급등에 폭 '제한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는 브렉시트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전날(20일) 브렉시트 우려가 일부 누그러지며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긴 했지만 23일 투표 종료 후 결과 발표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영국의 EU 탈퇴 시 국내 증시 역시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계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조정이 깊어질 수 있다. 반면, EU 잔류로 결정되면 그동안의 부진을 일거에 만회할 전망이다. 다만 전날(20일) 이미 증시가 크게 반등한데다 선진국에 비해 이머징 전반의 파급은 제한적인 만큼 과도한 기대 또한 지나쳐 보인다.

 

 

◇ EU 탈퇴 시 1900선도 위협

 

EU 탈퇴 시 가장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은 글로벌 증시를 따라 국내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찬성시 불안감이 증폭되며 글로벌 증시가 일거에 10% 이상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영국과 유럽 경제와 증시가 불안해지면 한국 주식을 매수했던 이들 자금은 한국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 온 주체다. 유럽 전반을 아우르면 규모는 더 커진다.

 

지난 5월말 현재 영국계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 보유한 매수 포지션은 36조5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주식의 8.4%에 해당한다. 1992년 영국이 EU 통화동맹 탈퇴 당시 유럽 스톡스 지수는 18% 이상 하락했고 유럽계 자금은 3~4개월에 걸쳐 국내 주식을 평균 6조8000억원 순매도한 바 있다.

 

SK증권은 영국의 EU 탈퇴 시 코스피가 1800포인트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유로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코스피가 평균 10~15% 하락했기 때문에 전고점인 2030포인트를 고려할 때1800포인트까지도 하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8월 중국 경기둔화나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증시 조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96배까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코스피가 1860포인트까지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860포인트를 밑돌 경우에는 적극적인 비중확대 확대 전략을 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선거 막판 브렉시트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실제 결과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면 하방 리스크는 코스피 1900선에서 제한될 것이라며 1900선 초반까지 지수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 대유럽 수출도 '빨간불'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과 EU국가들의 수출 감소로 국내 경제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달한다.

 

수출 감소 등은 경제 불확실성을 높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영국의 EU 탈퇴로 경제가 부진해지면 선진시장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포인트, 이머징 GDP는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GDP와 기업이익은 각각 0.4%포인트와 3.5%포인트 감소하고 달러-원 환율은 연말 1250원으로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한국도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하며 현재의 수출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이 EU 단일시장에서 빠져나갈 경우 기존에 없던 10%수준의 EU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이는 영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업체들의 유럽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KTB증권은 영국에서의 완성차 생산량 비중이 높은 일본의 닛산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며 서유럽 판매 중 영국 비중이 큰 기아차(23%), 현대차(21%)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잔류시 반등 수순..폭은 제한적

 

반대로 EU 잔류 결정으로 브렉시트 리스크가 소멸될 경우 한국 증시도 급격한 되돌림이 예상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현재 수급과 펀더멘털 모두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브렉시트 무산 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경고도 뒤섞여 있다. 앞서 지난 16일 1951.99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전날(20일) 브렉시트 우려 완화로 1981.12까지 크게 반등한 상태다.

 

일단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것으로 결정나더라도 향후 브렉시트 논란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머징 증시의 경우 최근 불안감에는 브렉시트 외에도 미국의 긴축 우려나 자국의 경제지표 부진 여파가 작용해 온 만큼 브렉시트에 따른 되돌림은 4~5%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6월 이후 선진국 증시에서의 자금이탈 강도가 이머징보다 강했던 만큼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 재개로 반등탄력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은 선진국이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도 EU 잔류에 따른 코스피의 안도랠리가 나오겠지만 그 강도와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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