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브렉시트 시계제로]②미리보는 시장판도

  • 2016.06.20(월) 11:15

시나리오별 방향성 '분분'…충격과 안도 갈림길
찬반율 격차·EU와의 재협상 성패 여부도 '중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시장 공포가 유독 짙은데는 예측이 쉽지 않은데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른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오는 23일 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이 EU 탈퇴를 선택할 경우 시장은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EU 잔류 시 최근의 부진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다. 여기에 결정된 표차가 압도적이냐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냐는 물론, 탈퇴 시 EU와의 재협상 성공여부 등에 따라 시장 파급은 다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 탈퇴 시 단기 패닉..EU 붕괴 우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단연 EU 탈퇴로 결론나는 것이다. 월초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반대를 압도하면서 공포감을 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만큼 EU 탈퇴 가능성이 높진 않은 것으로 점쳐지지만 만에 하나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은 엄청난 패닉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일단 당사자인 영국의 파운드화와 주가 등 금융시장은 물론 유럽 전역의 증시 약세가 불가피하다. 영국의 EU 탈퇴 시 외국인 자금 유치, 수입 억제, 수출 확대 등을 확보하려면 파운드화 가치가 25~30% 정도 하락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찬성시 글로벌 증시가 일거에 10% 이상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충격뿐 아니라 영국과 유럽의 경제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 발생 15년 이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3.8~7.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안전자산 선호 강화와 함께 원자재 가격 등이 하락 경우 전세계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스케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최악의 경우는 영국의 탈퇴가 유로존 붕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다. 영국의 EU 탈퇴는 다른 EU 회원국들의 탈퇴를 부추길 수 있고 유로존 전반의 결속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NH투자증권은 "브렉시트 찬성시 시장은 미래 예상 가능한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일시적으로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질서 없는 브렉시트, 스코틀랜드 지역의 반발, 체코 등 다른 EU 회원국의 연쇄적인 탈퇴 우려 등이 공포심리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잔류 시 안도랠리 후 일상으로 

 

EU 잔류 시에는 그간 증폭됐던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해소되면서 안도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 우려로 약세를 보인 파운드화와 유럽주식 등의 반등이 예상된다. 가장 매력도가 높은 지역으로는 독일이 꼽힌다.

 

과도한 우려가 되돌림하면 유럽 전반의 경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며, 원자재 가격 또한 반등하면서 그간 회복에 안간힘을 썼던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 잔류가 단기 반등 이후의 글로벌 증시 흐름 자체를 바꾸진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평소에 집중했던 재료들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증시가 상승 추세 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기존의 이슈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 미세한 표차·탈퇴시 EU 재협상 또다른 변수 

 

EU 잔류나 탈퇴, 어느 쪽으로 결론나든 그 결과를 이끈 표차이 역시 중요한 변수다. 압도적인 표차로 결론이 난다면 뒤탈이 적겠지만, 현재로서는 찬성과 반대가 박빙으로 치닫으면서 아슬아슬한 격차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시장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근소한 차이로 EU 잔류가 결정되는 안이 유력한데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를 계속 지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서도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브렉시트 탈퇴 시에도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EU 탈퇴 후 영국과 유럽의 관계가 기존처럼 유지될 경우와 EU와의 관계가 완만하지 못하게 흘러갈 경우다.

 

일단은 브렉시트에서 탈퇴하더라도 영국이 협상과정을 거처 EU와의 교역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하면 후폭풍은 덜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탈퇴로 결론나더라도 영국의 EU 단일시장 참여가 계속 유지가 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반대로 영국과 EU와의 재협상 실패 시에는 영국과 EU 국가들이 맺은 교역관계가 더는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영국 경제 부담을 더 키울 수 있고 이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로 확산할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못한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