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며 증시도 설레고 있다. 코스피 증시는 전날(18일) 13개월만에 2050선 위로 올라서며 다시 연중고점 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의 역할론이 재차 부각되면서 박스피를 뚫어낼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삼성전자 최고가를 바라보는 증시 시선은 2개로 갈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반면 증시 전반으로 파급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맞서고 있다.

◇ 삼성전자 랠리는 지속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164만원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연초대비 상승률은 30%에 달한다. 삼성전자 급등에는 삼성그룹의 구조개편 이슈도 부각됐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에 더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스마트폰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8조14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4년 1분기 이후 9개분기만에 8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주된 성장 동력인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하며 하반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의 예약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반도체 업황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조정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 휴대폰 사업부의 영업이익 비중이 2013년 67.8%에서 49.6%로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반도체 비중이 18.7%선에서 36.7%까지 올라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펀더멘털과 비펀더멘털 요인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신고가 랠리 지속에 무게가 실린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과 중국(G2) 경기 회복과 주요 제품가격 반등, 우호적 수급환경, 애플 대비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 등으로 신고가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 증시, IT 섹터 매기확산 기대감 증폭
이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높인다. 삼성전자의 업황 호전이 IT 섹터 전반으로 매기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과 갤럭시노트 7 판매 등 이슈가 탄탄한 펀더멘털과 맞물려 IT 섹터 주도의 코스피 강세를 연장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SK증권도 "미국의 정보기술(IT) 도매재고가 마이너스를 찍고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매크로 측면에서만 본다면 삼성전자가 고점이라기보다 다른 IT 주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 또한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를 사들인 외국인들이 코스피 상승까지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날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선물 매수와 함께 코스피 200지수 선물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의 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는 2만4665계약으로 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200 지수 선물과 삼성전자 주식선물을 동시에 매수한 것은 시장 상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와 삼성전자의 강한 동조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코스피 상승동력 약화 우려도 맞서
다만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증시 전반을 크게 끌어올리긴 힘들 것이란 의견도 맞선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비중이 크지만 삼성전자의 상승이 코스피 상승을 반드시 담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로 올랐던 2007년 당시 삼성전자는 하락세를 탔고 오히려 코스피가 1000포인트 저항선에 걸려 움직이지 못했던 1990~2005년 사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30배나 폭등하기도 했다. 최근 흐름을 봐도 2012년 이후 4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250%나 올랐지만 코스피는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역시 삼성전자 급등에도 코스피는 0.57% 반등에 그쳐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상승폭이 확대되며 코스피가 2050선을 넘었지만 장중 코스피 등락비율(ADR : 매수세력과 매도세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은 17일보다 하락하면서 상승동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에도 삼성전자 독주와 코스피 ADR 하락은 코스피 시장의 정체와 하락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며 삼성전자 독주의 패러독스를 경계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했다.
NH투자증권도 코스피 ADR이 2005년 이후 평균치 밑돌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수 상승에 의미를 두기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일부 종목군의 차별화 장세 심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