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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한층 더 복잡한 환율 셈법

  • 2016.11.10(목) 11:26

불확실성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당장은 원화약세
보호무역으로 장기 약달러 가능성…엔高도 주목

트럼프 쇼크로 원화값도 예외없이 폭락했다. 본래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당선시 모두 보호무역주의에 입각해 달러 약세가 점쳐졌지만 당장은 트럼프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더 부각된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달러 강세보다는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일본 엔화도 달러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에 일부 유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셈법이 꽤 복잡하다. 

 

 

◇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 무게

 

지난 9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4.5원 오른 1149.5원에서 마감했다. 10일 역시 8원 이상 상승세로 출발하며  장중 1150원을 돌파했다.

 

이는 트럼프 승리 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는 상반된 결과다. 당장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면서 달러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외악재에 취약한 신흥국 통화의 경우 트럼프 리스크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당분간 약세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온 트럼프는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미국 달러 강세에 대한 경고를 지속해왔다.

 

미국은 지난 4월에 이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도 중국과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10월 보고서에서 추가)과 함께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는 그간 중국이나 멕시코의 통화절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지속했다.

 

트럼프가 재정확대에 나서면서 대규모 채권 발행을 통한 인프라 투자를 시사한 점도 달러에는 약세 요인이다. 과거 공화당 집권기에도 달러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 약세 유도시 달러-원 환율 하락이 불가피하고 원화 강세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 엔화도 강세 무게…韓에 유리

 

다만 달러 약세의 경우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에도 어느정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금리인상 스케줄을 감안할 경우 달러 약세가 심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증권은 최근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까지 급등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1100~1150원 선의 상승을 예상했다.

 

또한 원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엔화가 달러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수출주에 대한 부담을 일부 반감시킬 수 있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트럼프는 최근 3년간 일본의 환율 조작국 지정을 언급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엔화 약세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따라서 트럼프가 집권하는 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와 같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주로 한-일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는 그나마 이들 업종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일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으로는 조선, 철강, 화학, 정유 등이 꼽힌다.

 

당장 9일(현지시간)은 엔화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값이 치솟았다 트럼프가 당선소감에서 시장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부담을 줄여준 것이 엔화값을 다시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엔화 역시 달러대비 강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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